매일신문

역사신문-궁궐의 화장실

궁궐은 왕의 주거공간인 동시에 통치행위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화장실이 있다.

그러나 왕과 왕실 가족을 위한 화장실이 따로 마련돼 있지는 않다.

국왕과 왕비들은 '매우틀'이라 불리는 이동식 변기나 요강을 사용한다.

궁중 용어로 똥을 '매우(梅花)'라고 한다.

흔히 일반인들은 이를 매화로 읽지만 궁궐에서는 매우로 발음한다.

왕과 왕비들은 이동식 매우틀을 이용해 대소변을 처리한다.

이동식 매우틀을 담당하는 나인은 국왕의 측근으로, 이 나인은 여물을 잘게 썰어 매우틀 속에 뿌려 가져온다.

왕은 그 위에 용변을 본다.

용변을 마치면 나인이 매우틀에 여물을 덮어 가져간다.

필요한 경우 내의원으로 가져가서 왕의 건강을 살피는 자료로 삼기도 한다.

왕과 왕비 등 왕실가족 외에는 뒷간(화장실)을 이용한다.

뒷간은 서각, 정방, 청측, 청방, 청혼, 측간, 측실, 측정, 혼측, 회치실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궁궐의 뒷간은 궁궐의 외곽에 따로 건물을 두어 설치하거나 본채를 둘러싸고 있는 행각의 일부에 설치하는 게 보통이다.

경복궁에는 28개 뒷간이 있다.

이 외곽의 뒷간은 궁녀, 내시, 군인, 노비 등 궁궐에서 먹고 자는 사람들이 이용한다.

그러나 젊은 궁녀들은 뒷간이 너무 멀어 혼자 가기를 꺼린다.

이들은 삼삼오오 짝을 맞춰 화장실을 찾는 경우가 많다.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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