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방문객 2천5백50만명, 매출액 3조4천억원, 당기순이익 1천8백억원…. 지난해 도쿄 디즈니랜드의 성적표다.
이 수치가 말해주듯 제대로 된 테마파크 하나가 대형 기업, 공업단지의 매출 못지 않은 경제적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뿐인가. 고용창출은 물론 지역 인지도를 크게 높이고 부대산업 활성화 등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지대하다.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점점 왜소해지는 대구가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첨단 제조업 유치와 함께 대규모 레저공간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관광산업. 그 중심에 테마파크가 있다.
지역 레저산업의 현주소와 국내외 성공사례를 짚어보고 '모이는 대구, 다시 찾는 대구'를 향한 움직임을 모색해 본다.
◆볼 것 없는 대구
김상철(43.대구시 수성구 범어2동)씨는 지난 주말 가족과 팔공산을 찾았다.
자주 가는 팔공산이지만 주변에는 색다른 볼거리를 볼 수 없어 습관처럼 찾은 것이다.
김씨는 "대구에는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즐기고 쉴 만한 레저공간이 없다"며 "주5일 근무제로 여유시간이 많아지면서 아이들이 더욱 졸라댈 텐데 어디 멀리 가지도 못하고 은근히 걱정"이라고 푸념했다.
그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대구에 가볼 만한 곳이 없다는 의견은 지역 여행업체 종사자들도 마찬가지. 이승호(46) 대구답사마당 대표는 "우리 지역에는 발길을 끄는 대표적인 관광지가 없어 타시도 사람들이나 외국인들이 그냥 지나친다"며 "고속철 운행으로 그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호(48) 삼성여행사 대표는 "요즘 사람들은 단순 관광은 더 이상 만족해 하지 않고 뭔가 이벤트를 원하는 추세"라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성 공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볼거리, 놀거리에 관한한 불모지인 대구의 이미지를 단기간내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디즈니랜드 같은 대형 테마파크나 대규모 위락시설을 건립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구 레저산업 현주소
물론 지역에도 테마파크를 지향한 우방랜드와 지난해 문을 연 물놀이파크 스파밸리가 있긴 하다.
지난 1995년 두류공원 부지내 40만여㎡에 들어선 우방랜드는 놀이시설 30여종과 해발 312m의 전망대 우방타워를 갖추고 나름대로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우방랜드에 따르면 2001년 309만명, 2002년 311만명, 2003년 233만명 등 해마다 300만명 안팎의 입장객이 찾고 있다.
대부분 대구시민들이 이용하며 입장객 중 30%만 부산.경남 등 타 지역 관람객이다.
하지만 관람객들의 눈높이를 소화할 수 있는 시설과 이벤트에 대한 투자가 뒤따르지 못해 경쟁력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7월 냉천에 들어선 스파밸리는 연면적 3천250여평의 부지에 온천을 겸할 수 있는 워터파크. 800여평의 야외 풀장. 유수풀 등을 갖춰 여름철 물놀이장으로 사랑받고 있다.
동우E&C가 200억원을 투자해 만든 이곳은 1년 새 20여만명이 방문했다.
이중 중국.동남아 관광객이 약 10%를 차지했다.
동우E&C 측은 앞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연간 80만명이상 유치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렇지만 우방랜드나 스파밸리같은 놀이공원으로는 국내외 관광객을 지속적으로 모으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규모나 시설이 작아 대규모 관광객을 유인하고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에는 미흡하다는 것.
이응진(37) 대구대 동아시아관광연구소 소장은 "서울의 롯데월드나 경기도 용인의 에버랜드와 차별화할 수 있는, 대구를 대표하는 대규모 레저시설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소장은 단지 놀이 위주의 형태에서 탈피해 한 장소에서 먹고 즐기고 쉴 수 있는 리조트 형태를 갖춘 대규모 위락시설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왜 테마파크 인가
이응진 대구대 동아시아관광연구소장은 "디즈니랜드와 같은 테마파크는 단지 그 자체의 수익성보다 파급효과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테마파크는 지역민들의 레저문화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뿐 아니라 도시 이미지 상승과 고용창출, 숙박과 쇼핑, 음식 등 관련 산업들의 발전을 가져와 투자의 5배에서 많게는 10배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경기도 용인시의 경우 과거 서울의 위성도시에 불과했지만 국내 최대의 테마파크 에버랜드 덕분에 연간 1천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도시로 변모했다.
이 소장은 또 앞으로의 관광은 단순히 자연이나 시설을 감상하는 차원을 넘어 사람들이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레저문화를 선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상일(43) 대구가톨릭대 관광문화학과 교수는 "제조업과 문화유산, 자연자원 상품으로는 기대할 수 없는 대구의 경우 대규모 산업단지 못지 않은 경제적 효과를 가져오는 테마파크를 조성,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의 테마파크
◇에버랜드=경기도 용인의 에버랜드. 가장 많이 찾는 테마파크다.
지난 1976년 용인자연농원으로 출발한 에버랜드는 28년이 흐른 지금 한국을 대표하는 테마파크로 성장했다.
에버랜드는 40여개의 어트랙션(놀이시설)과 복합 야생 사파리월드, 사계절 꽃축제가 열리는 페스티벌 월드, 실내외 워터파크 '캐리비언 베이',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등 3개의 테마파크로 구성돼 있다.
지난 2000년 세계적인 테마파크 전문지인 미국의 어뮤즈먼트비즈니스지에 세계 6대 놀이공원으로 선정된 데 이어 2001년에는 누계 입장객 1억명을 돌파했다.
2001년 입장객수 928만명, 2002년 934만명, 2003년 880만명 등 연간 900만명 가까운 입장객을 꾸준히 끌어모으며 매년 2천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외국인 관람객수만 연간 50만~60만명에 이른다.
특히 워터파크인 캐리비언 베이는 하루 최대 수용인원이 15만명이지만 매년 여름이면 하루에 20여만명이 몰릴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때문에 에버랜드의 브랜드 인지도는 95%에 이른다.
에버랜드의 인기는 파크뿐만 아니라 용인시에도 엄청난 혜택을 준다.
수도권 사람들은 "용인 하면 에버랜드"라고 생각할 만큼 용인시를 테마파크의 도시로 연상하고 있다.
정직원 700여명을 포함해 모두 3천여명의 고용창출은 물론 인근의 음식점, 숙박시설 등을 고려한다면 최소 1만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를 낳고 있다.
용인시는 에버랜드 입장객을 바탕으로 인근의 한국민속촌, 호암미술관과 골프장 등을 연계한 관광코스로 만들어 연간 1천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
◇롯데월드=롯데월드 세계 최대의 실내 테마파크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특히 놀이공원뿐 아니라 호텔, 백화점, 면세점, 수영장, 스포츠센터 등을 연계해 레저와 관광, 쇼핑을 한번에 할 수 있도록 설계한 복합레저단지라는 점이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테마파크로 자리매김케 했다.
롯데월드의 매력은 도심 한가운데 자리해 접근성이 용이하고 날씨나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고 찾을 수 있는 전천후 테마파크라는 점이다.
지난 1989년 서울 잠실 3만5천여평 부지에 들어선 롯데월드는 2001년 입장객 720만명에다 매출액 1천600억원, 2002년 750만명과 1천700억원, 2003년 800만명과 1천800억원 등 용인 에버랜드 못지 않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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