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의원회관 1층에서 자세히 관찰하면 '무너진 의원의 권위'를 실감할 수 있다.
16대까지만 해도 의원들의 출입구는 중앙 자동문, 보좌진이나 민원인의 출입구는 양쪽 회전문으로 확연히 구분돼 있었다.
하지만 스스로 권위의 탈을 벗어던지겠다고 선언한 17대 들어서는 중앙 자동문으로 출입하는 비의원이 무척 많아졌고 이를 제지하는 경비원을 보기도 쉽지 않다.
회관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앞에서도 전에 없던 광경이 자주 목격된다.
좌 우로 일반용과 의원용이 구분돼 있으나 의원용에 일반인이 대거 타고 있어 의원이 일반용 엘리베이터를 타기도 하는 것.
급기야 열린우리당 박영선(朴映宣) 의원 등 여야 의원 73명은 국회의원 특권의식을 청산한다는 취지로 국회본청 및 의원회관에서 운행 중인 '의원용 엘리베이터'를 없애자는 내용의 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박 의원은 "국민이 원하는 국회상 정립을 위해 스스로 국민과 눈높이를 맞춰나가야 한다"고 건의안 제출 배경을 설명했으나 이미 '의원용'이 사라진 현실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문을 지키는 경찰과 전경들에게 때아닌 고민이 생겼다.
배지를 달지않는 의원이 많을 뿐 아니라 평상복 차림도 적지않고 심지어 자전거를 타고 들어오는 의원도 다수 있어 경례를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재빨리 판단을 해야 하는 것.
민주노동당이 5대의 자전거를 구입해 노회찬(魯會燦) 의원 등 의원과 보좌진이 수시로 국회를 드나들고 있다.
또 자전거애호가인 열린우리당 박찬석(朴贊石) 의원도 노 의원을 보고 자신감을 얻은듯 최근들어 자전거로 등원하기 시작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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