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산고·용마고, "대붕기 포옹 힘드네..."

동산고와 용마고가 13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제26회 대붕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연장 12회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지만 끝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대회 규정에 따라 두 팀은 14일 오후 1시 결승 재경기를 가지며 계속 비가 올 경우 일정을 조정키로 했다.

대붕기 결승에서 재경기를 한 경우는 딱 한번 있었다. 1983년 제5회 결승에서 대구고와 경북고는 연장 12회까지 가는 혈전 끝에 4대4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다음날 재시합에서 대구고가 경북고를 4대3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동산고와 용마고는 결승다운 명승부를 펼쳐 야구팬들의 온몸을 짜릿하게 했다. 동산고는 전날 휘문고와의 경기에서 완투한 금민철을 내세웠고 용마고는 조정훈으로 맞불을 놓았다. 금민철은 준결승까지 전경기(4게임)에 등판해 28이닝 동안 376개의 공을 던져 지칠대로 지친 상황이었고 이에 맞서는 용마고 조정훈도 3경기에 마운드에 올라 19와2/3이닝 동안 305개의 공을 뿌린 상태였다.

하지만 물러설 곳이 없는 양팀 감독은 금민철과 조정훈을 다시 내세울 수 밖에 없었고 이들은 두뇌 피칭을 바탕으로 12이닝을 완투하는 철완을 과시했다. 금민철은 50타자를 맞아 173개의 볼을 던졌고 안타 9개를 허용했지만 삼진을 11개나 솎아내며 4실점했고 조정훈 역시 45타자를 상대로 175개의 볼을 뿌려 안타 8개를 내줬지만 삼진 11개를 잡고 4실점으로 팀의 패배를 막았다.

경기 뒤 지친 모습이 역력했지만 금민철은 "힘이 빠졌지만 던질 수 있다. 내일도 완투하겠다"고 투지를 보였다. 조정훈은 "아무 생각없다. 내일도 잘 던지겠다. 동산고 타자들이 생각보다 쉽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이날 동산고는 1회말 안타와 볼넷 3개를 묶어 2득점, 기선을 제압했지만 용마고는 6회초 반격에서 안타 3개와 상대 실책으로 3점을 뽑아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6, 7회말 동산고가 1점씩 얻어 재역전에 성공했지만 용마고는 8회초 안타 3개로 1점을 추가, 동점을 만들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감독의 말〉

◇용마고 이재문 감독=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싸우겠다. 탈진 상태다. 양팀 모두 스윙이 안나온다. 수비에서 실책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본다. 최선을 다하겠다.

◇동산고 최영환 감독=우승을 놓쳤다. 방망이와 뛰는 야구로 승부를 내겠다.

◆대붕기 결승 전적

용마고 0 0 0 0 0 3 0 1 0 0 0 0-4

동산고 2 0 0 0 0 1 1 0 0 0 0 0-4

△용마고 투수=조정훈

△동산고 투수=금민철

사진 : 13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제26회대붕기전국고교야구대회 마산 용마고-인천 동성고 결승전, 6회초 용마고 1루주자 이창섭(위)과 동산고 투수 금민철의 1루견제구를 놓친 1루수 장현호가 서로 뒤엉켜 있다. 정운철기자 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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