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관념 속에서 외식업은 가장 만만하고 쉬운 사업으로 여겨져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불황 앞에 하루에도 수백 수십 개의 음식점이 쓰러져 가는 것을 보면서 우리의 의식 속에 팽배해 있는 '음식업은 무조건 남는 장사'라는 생각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이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오늘날 음식 장사는 단순히 음식을 파는 행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2, 제3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거대한 부가가치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제 음식을 판다는 것은 서비스를 파는 것이고, 이미지를 파는 것이며, 브랜드를 파는 것이고, 하나의 문화를 파는 것이다.
일례로 맥도날드라는 브랜드 하나가 전세계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해 보자. 단지 햄버거를 만들어 파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하나의 문화이며, 그 이상의 것, 즉 미국이란 한 나라를 설명하는 하나의 문화코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미 여러 선진국에서는 이 점을 깊이 인식하고 외식업을 하나의 문화산업으로 육성해오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밀려오는 패스트푸드점에 고전하고 있는 레스토랑 업계를 위해 세제 혜택을 주면서까지 자국의 외식산업을 육성·보호하고 있다.
올해 초 조류독감으로 수많은 치킨전문점과 오리고기전문점들이 쓰러지는 것을 방관하다 뒤늦게, 그것도 민간에서 먼저 시작된 캠페인 정도로 무마하려던 우리 정부의 모습과 너무나 대조되는 모습이다.
우리나라를 다녀간 많은 외국인들이 한결같이 칭찬하는 것 중에 하나는 바로 음식이다.
이처럼 이미 우리네 음식 속에는 세계인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경쟁력이 내재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에겐 이 내재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토대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물론 외식업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인식도 문제지만, 3D업종으로 분리될 정도로 열악한 근무환경, 태부족인 전문인력, 학문적·사회적 인프라 부족, 외식업계의 정치적 역량 부족 등 여러 면에서의 부족함을 지적할 수 있다.
불황 속에서도 날로 증가하고 있는 외식률, 여기에 전격적인 주5일제 근무 시행 등으로 우리 외식산업은 다시 한번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외식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을 들여서 공장을 지을 필요도,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유치를 위해 애쓸 필요도 없다.
단지 일원화된 정부부처를 통한 일관성있고 지속적인 외식산업 육성 노력만 있다면, 어떠한 첨단기술산업단지보다 더 크고 막강한 경제적·문화적 부가가치를 생산해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임현철 영남외식컨설팅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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