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진정한 지역사랑의 실천

고향은 마음을 설레게 하고 어머니의 품같은 존재다.

비록 고향을 떠나 살지라도 항상 마음은 고향을 향해 있고 삶에 지치고 힘들 때마다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고향에 애착을 갖는 것이 고향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인구나 사회적 이동이 거의 없어 한 지역에서 태어나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평생 그 지역에서 살다 생을 마감하였다.

타지역과의 교류가 필요 없고 왕래가 적었던 전통 농경사회에서는 폐쇄적인 지역문화가 형성될 수밖에 없었다.

좁은 지역사회 내에서 지역민들은 지연, 혈연으로 묶여 있어 이방인에 대해 포용하기보다는 배척하거나 경계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거리와 공간의 개념이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디지털사회인 요즘은 행정, 경제,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국경과 지역을 초월한 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역과 지역민간의 빈번한 이동과 교류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만이 고향이라는 생각에 다소 변화를 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흔히 하는 말로 제2, 제3의 고향이 태어나고 자란 곳보다 오히려 더 큰 의미를 갖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요즘은 직장, 결혼, 교육 등의 이유로 고향을 떠나 타향에 정착해 사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은 본능적이고 아름다운 것이지만, 자칫 과거처럼 출생지역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타 지역과 타 지역민을 배척하는 배타주의로 흐른다면 내가 곧 그 피해당사자가 된다.

특정 지역민이 타향에서 열심히 노력한 결과 성공한 삶을 살고 있듯이 그 지역에서도 나름대로 열심히 생활하고 있는 타 지역민들이 아무런 어려움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

만해 한용운선생은 고향이란 '지금 머물고 있는 곳'이라고 했다.

현재 있는 곳이 그들과 우리 모두의 고향이 될 수 있다.

진정으로 고향의 발전을 바라고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은 지역을 넘어서 모두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역을 넘어서 모두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지역사랑의 시작이다.

이준식(예천군 대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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