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넷 '짱' 스크린불패?

귀여니 소설 영화 도전

바야흐로 귀여니 전성시대가 왔다.

온.오프라인에서 신세대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귀여니 소설이 이번엔 스크린도 점령할 기세다.

지난해 여고생 시절 처녀작으로 화제가 된 '그 놈은 멋있었다'와 두 번째 작품 '늑대의 유혹'이 영화로 변신, 오는 23일 나란히 스크린에 걸리는 것. 또 지난해 12월 출간,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렸던 네 번째 작품 '내 남자 친구에게' 역시 내년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귀여니 vs 귀여니

이환경 감독의 데뷔작인 '그 놈은 멋있었다'(상영시간 114분, 15세 이상 관람가)는 신세대 스타 송승헌과 정다빈 주연의 코믹 멜로물. 인터넷 조회수 1천만, 소설로는 50만부 이상의 판매 부수를 기록한 베스트셀러가 원작인 이 영화는 10대들의 사랑과 우정을 담고 있다.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과 터프한 송승헌, 발랄한 정다빈의 모습은 인터넷 소설의 느낌을 잘 전해준다.

학원가 최고의 킹카이며 짱인 지은성(송승헌)이 평범하기 그지없는 한예원(정다빈)에게 마음을 빼앗긴다는 내용의 '그 놈은...'은 통신어체의 장점을 살린 다양한 이모티콘과 구어체에 익숙한 10대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다.

그렇다면 다른 연령층은 어떨까.

귀여니의 다른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 '늑대의 유혹'(상영시간 113분, 12세 이상 관람가)은 여학생이 잘생긴 두 꽃미남 킹카에게 동시에 사랑받는다는 판타지가 신세대 여성 관객들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두 남자 주인공인 강동원과 조한선에 보내는 지지는 엄청나다.

영화는 지방에서 전학 온 여학생 정한경(이청아)을 반해원(조한선)과 정태성(강동원)이 첫눈에 동시에 반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리고 있다.

영화 '화산고'를 통해 10대들의 감수성을 제대로 공략한 바 있는 김태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귀여니의 네 번째 소설인 '내 남자 친구에게'도 영화화된다.

'내 남자...'는 개성만점의 10대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사랑이야기를 위해 여고생들의 감성을 건드릴 만한 애절한 멜로를 담고 있다.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불치병으로 남자 친구를 떠나보내야 하는 여고생의 가슴 시린 사랑과 이별을 그려 귀여니의 소설 중 가장 슬픈 러브스토리로 소문나 있다.

내년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올 가을쯤 크랭크인할 이 영화는 현재 터프한 문제아이면서도 깊은 내면 연기가 가능한 남자 주인공과 평범하면서도 귀엽고 발랄한 귀여니 특유의 여성 캐릭터를 잘 소화해낼 여자 주인공 캐스팅에 한창이다.

최근 충무로에는 인터넷이 진원지인 10대들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영화들이 붐을 이루고 있다.

23일 나란히 개봉하는 '그 놈은 멋있었다'와 '늑대의 유혹'을 비롯해 이효리가 출연하기로 한 '삼수생의 사랑 이야기', '키에누 리브스 꼬시기', '백조와 백수', '미혼녀 이야기', '색마전설' 등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자연히 이들 '고딩영화'들의 눈높이는 인터넷 세대인 10대들에 맞춰진다.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잘 생기고 예쁘지만, 내면은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성품인 것이 특징. 실연과 비련을 거듭하는 예전 성인용 멜로물과 달리 발랄한 캐릭터에 의존, 영화의 주된 재미를 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계에서는 이런 영화들의 '득세'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불과 2년 전 붐을 이뤘던 조폭류 코미디처럼 단품형 상차림이 관객의 기대수준을 하향 평준화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한 영화 관계자는 "언제부터인가 한국 영화계에서 인생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영화들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사진: 영화 '그 놈은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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