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좋은 잠자리 검사기' 개발한 이문호(50) 영남대교수

"예부터 '잠이 보약'이라고 했습니다.

그만큼 숙면이 건강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요소라는 얘기지요."

영남대 이문호(李文鎬.50.재료공학부) 교수가 휴대와 이용이 간편한 '좋은 잠자리 검사기'를 개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좋은 잠자리를 손쉽게 판별해 낼 수 있는 검사기. 그는 이 개발품을 세계 최초라고 강조한다.

지난 6년 동안 같은 대학 대학원 응용전자학과 겸임교수인 장긍덕 박사와 공동으로 자기장 연구를 진행해 온 이 교수는 지난 4월 세계 최고의 감도를 자랑하는 초극저 자기장 센서 '마그네토게이트' 개발에 성공했다.

잠자리검사기는 이를 활용한 제품.

특히 PDA 크기로 제작돼 휴대가 간편하고 작동이 간단한 이 검사기는 침실뿐만 아니라 모든 생활공간의 자기장 이상 여부를 알아낼 수 있는 초고감도 자기장 센서가 장착돼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 센서가 자기장 측정결과를 신호로 보내면 PDA 내부의 컴퓨터가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숫자와 분포.높낮이를 나타내는 곡선, 그리고 '좋음(excellent)'.'보통(good)'.'나쁨(bad)'.'최악(worst)'의 4단계로 구분된 최종 판정결과를 보여준다는 것.

이 교수는 판정기준을 영남대 의과대학 검사팀이 수행한 토끼와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1999년)과 대구 인근지역 134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역학조사 결과를 토대로 했다고 덧붙였다.

"잠을 잘 때 두뇌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숙면을 유도하는데, 밝은 곳과 자외선이나 전자파의 강도가 높은 곳, 자기장 이상이 있는 곳 등에서는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돼 숙면을 할 수 없지요."

그는 특히 "있는지 없는지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자기장'이 숙면을 방해하는 최대의 적"이라며 "잠자리 위에 두기만 하면 자기장의 이상 여부를 수치와 그래프 그리고 글자와 색상으로 표시해주는 검사기가 숙면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잠자리 검사기뿐만 아니라 지질 및 지하수 탐사기, 지뢰탐지기, 비파괴검사기 등 활용도가 다양한 초극저 자기장 센서 '마그네토게이트'에 대한 개념 특허를 현재 한국과 미국 및 세계특허로 출원 중으로 국내외에 기술을 이전할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

그는 성(性)에서 풍수(風水).주역에 이르는 파격적인 학문적 행보를 보이며 화제를 모았던 괴짜 교수. 그러나 '수맥'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공학박사가 말하는 풍수과학이야기'에 이어 '펭슈이(風水) 사이언스'.'환경을 바꾸면 명문대가 보인다' 등의 저서를 남기며 과학의 생활화에 노력하고 있는 철저한 과학자이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