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교육 지역경계 무너진다

온라인 교육 수요 폭증과 EBS 수능강의 여파로 사교육 시장의 지역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수도권 대형 학원들은 기존 프랜차이즈 형태가 아닌 지방학원 직영에 나서고 있으며 지역의 유명 학원들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수도권 진출에 나서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지방의 군소학원들은 불경기 장기화에 따른 매출 감소와 투자 여력 부족으로 상당수가 존폐 위기에 내몰려 학원가에 구조조정 회오리가 몰아칠 전망이다.

▲수도권 구조조정과 지방 공략=수도권의 경우 최근 1, 2년 사이 대형 입시, 외국어학원으로 학생들이 쏠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입시학원 분야에서는 재수생 종합반을 갖춘 몇몇 대형 학원들과 온라인 시장에서 강자로 떠오른 2, 3개 업체가 흐름을 주도하는 상황.

이런 가운데 학습 콘텐츠와 교재만 제공하던 프랜차이즈 형태의 지방 진출 방식에서 한 걸음 나아가 온라인 홍보와 마케팅을 강화하고 지방학원 직영 체제를 도입하고 있다. 대구에선 서울ㅅ학원이 처음으로 원장과 과목별 주요 강사들이 직접 강의하고 운영하는 분원을 이달 중 개원할 예정이다.

▲지방 학원들의 역공=대구 ㅁ외국어학원의 경우 지난 1월 학원간 경쟁이 서울 강남 못지 않게 치열한 경기도 분당에 분원을 연 지 6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이 학원 관계자는 "대구 시장에서 쌓아온 콘텐츠와 강의력이 수도권에도 먹혀든 것 같다"며 "분당 2호점, 수원점, 일산점 등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입시학원인 대구ㅊ학원도 독특한 학습 콘텐츠와 온라인 시스템, 저렴한 비용 등을 앞세워 전국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학원 측은 "최근 서울과 부산 등지에 직영점과 프랜차이즈 학원 등을 열고 지역별 학부모.사업자 설명회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배경과 전망=사교육 시장의 전국화 현상은 온라인 교육 시장 급팽창과 EBS 수능강의 등을 통해 학생들의 사교육 눈높이가 높아진 것이 주 원인이다. 수도권 유명 강사들의 강의나 학습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전국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지역 학원들 역시 강의 능력이나 콘텐츠, 평가 시스템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면 전국 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 군소학원들은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대구의 한 학원 관계자는 "경기가 풀리지 않는 한 투자 확대나 프랜차이즈 등이 아니고는 버티기조차 힘들어졌다"고 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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