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가속기연구소는 지난 2월 '포항방사광가속기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공청회'를 통해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 개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제4세대는 펨토(Femto=1천조분의 1)초에 일어나는 순간반응을 연구하고, IT.NT.BT 연구에 필요한 나노 수준의 분석능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가속기를 통해 발생하는 강한 빛은 별도 장치(빔라인)를 통해 분류하면 가시광선, X선, 자외선, 적외선, 감마선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빛이 퍼지지 않고 특정부위만 극히 짧은 시간에 비출 수 있다. 이런 성질을 이용하면 움직이는 대상(예를 들어 혈관)의 사진도 찍을 수 있다.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정도인 '나노 공정'이나 미세기계 제작, 심장내 혈관촬영을 통한 혈관 막힘 측정, 단백질 구조 측정도 가능하다. 지난해 포항가속기연구소는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가 체내에서 약효를 내는 원리를 원자수준에서 규명한 연구결과를 발표해 네이처(Nature)지 표지에 실리기도 했다.
현재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질병을 유발하는 병원균이나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생화학물질의 상호결합구조를 규명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소측은 "이같은 분석이 성공하면 암 진행을 억제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의약품도 개발할 수 있어 의학 발전에 획기적인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100만분의 1m 규모의 초정밀로봇을 만드는 초미세 기계가공도 가능하다. 강한 빛으로 초소형 기어를 정밀하게 깎아 조립하면 아무리 작은 기계도 제작이 가능하다.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지난 1998년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단위의 톱니바퀴(두께 130㎛, 지름 200㎛) 제작에 성공했다.
현재 선진국들이 치열한 개발경쟁을 벌이는 것은 극초정밀 가속기인 제4세대 가속기다. 앞서 나열한 가속기 응용 사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무궁무진한 활용분야가 펼쳐질 전망이다.
포항가속기연구소 측은 "현재 미국과 독일, 일본 등이 적외선, 극자외선, X-선 영역에서 제4세대 방사광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과학계에서는 제4세대 가속기가 실용화될 경우 또다른 대혁명을 맞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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