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특별기고-대구를 '감성도시'로

세계가 이제는 '정보화 시대'를 지나 '감성화 시대'로 트렌드를 바꿔가고 있다.

패션(Fashion), 디자인(Design),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산업이 뜨고 있으며 감성적 측면을 고려한 마케팅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 또 기존의 광고방식을 탈피,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영향력 있는 집단에게 폭발적으로 전파하는 이른바 스니저(Sneezer) 광고전략이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배타적 보수성과 사나이다운 무뚝뚝함으로 대변되는 대구인의 기질은 더 이상 자랑일 수 없다. 21세기 경쟁력 있는 도시로 대구가 거듭나기 위해서는 대구도 '감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도시를 가꾸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나 도시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요체는 타도시와 차별화되고 주목할 만한 가치나 자랑거리를 창출하고 이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켜 나가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떠한 일을 해야 하는가?

가장 먼저 장단기 도시계획과 관련, 공원, 도로, 건물, 주택 등 도시 공간 구조와 색채, 경관의 조성 등 하나하나에 대하여 질적.예술적 측면을 중시하는 감성적 도시계획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

두번째로는 타도시와 차별화 되는 대구의 자랑거리를 찾아내야 한다. 예를 들면 친환경 도시 대구의 이미지를 생각할 수 있다. 하수처리율 100%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도시일 뿐만 아니라 건천이었던 신천을 고도처리된 생활하수를 역류시켜 되살린 도시가 바로 대구다.

이와 함께 대곡동 쓰레기 매립장을 친환경 생태공원인 대구수목원으로 조성해 님비현상을 해소한 일, 숲의 도시로 만들기 위해 1천만 그루 이상의 거수목을 식재하고 녹지공간을 마련하여 전국에서 제일 더운 도시의 오명을 벗은 일 등도 대구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다.

세번째, 대구의 자랑거리를 상품화하는 일이다. 찾아낸 자랑거리가 아무리 값진 것일지라도 상품가치로 인정 받지 못하면 비단옷을 입고 밤길을 거닐 듯 무의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서 예시한 자랑거리에서 상품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한번 생각해보자. 우선 신천과 유지수가 흐르는 금호강과 인터불고 호텔 앞, 아양교 등 각종 교량 좌우에 형형색색의 수많은 분수를 설치하여 그 아름다움을 더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또 가로수 전지를 지양하고 교목형으로 길러서 시가지를 울창한 숲의 터널로 형성해 나간다면 시민들의 정서순화는 물론이고 디자인.패션 감각도 한층 높아질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대구가 내걸고 있는 '푸른 대구, 밝은 미래, 세계속의 패션 도시'를 앞당기는 좋은 바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네번째로는 마케팅 전략에 관한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생산한 기업일지라도 마케팅 전략이 미흡하면 성장할 수 없듯이 도시의 자랑거리를 상품화하여도 마케팅에서 실패하면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매스컴을 이용한 홍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지속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향도 생각해 봐야한다.

국내외 환경단체를 비롯한 NGO, 관광여행업체 등 대구를 상품화시킬 수 있는 중요 인사들을 초청하여 앞서 말한 자랑거리를 홍보하고 이들이 스니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식이다. 또한 이들 단체의 정기간행물이나 각종 소식지 등을 통해 대구상품을 홍보하는 종합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일은 시 정부가 앞장서고 시민 모두가 힘을 합해 추진해야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신천에 많은 분수를 설치하고 가로수를 교목으로 키울 때 시비절감 차원과 도로 표지판 및 점포 간판을 가린다는 등의 이유로 시민들의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

일부 의견을 달리하는 시민들의 지지를 획득하는 것도 시정부와 의회, 그리고 나머지 시민들의 몫이다. 일관성 있는 시책, 적극적인 예산의 뒷받침과 강도 높은 추진력만이 대구를 바꿀 수 있다.

이희태 대구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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