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부고속도 공사장 배수로 부실시공

빗물 덮쳐 포도밭 쑥대밭

경부고속도로 김천~영동간 6차로 확장공사 구간이 폭우로 한때 침수돼 극심한 차량 정체를 빚은 데 이어 고속도로 공사장 주변 배수로가 제 역할을 못하는 바람에 인근 포도밭이 침수됐다.

지난 17일 오전 9시쯤 시간당 4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자 김천시 봉산면 광천리 일대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이 침수됐다.

이 때문에 차량 통행이 한때 중단되면서 구미쪽으로 15km 가량 차량이 꼬리를 물자 운전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추풍령과 영동쪽 상행선 곳곳도 물바다로 변해 오후 늦게까지 차량정체가 이어졌다.

운전자 김인철(50.대구시)씨는 "장마철에 배수로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는 게 문제"라며 "3시간 가량 지체된 것을 생각하면 고속도로 통행료를 내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또 고속도로 확장공사에 따른 배수로 신설 공사가 제대로 안되는 바람에 확장공사 구간인 김천시 봉산면 태화3리 일대의 포도밭 3천여평도 침수되고 토사로 뒤덮였다.

마을 주민 김상기(57)씨는 "고속도로의 배수로를 마을 포도밭쪽으로 낸데다 수로 폭도 너무 좁고 부실하게 시공돼 침수 피해가 컸다"며 "장마철이 다가와 시공사에 배수로 공사를 마무리 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들은 척도 않았고 침수 포도밭에 대한 배상을 요구해도 묵묵부답이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해문(70)씨는 "지난 2002년과 지난해 태풍 때에도 침수가 없었는데 고속도로 확장 공사를 하면서 피해가 발생했다"며 "포도를 제대로 수확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시공사 한 관계자는 "고속도로 상행선과 포도밭 침수는 원인 조사를 해 봐야 알 수 있다"며 "워낙 많은 비가 내린 데다 근처에 국도 확장공사 현장까지 있어서 배수량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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