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고아 입양아 출신으로 미국 워싱턴주 상원의원에 당선돼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신호범(미국명 폴 신.69) 박사가 그리운 조국을 찾았다.
신 의원은 16일 대구 산업정보대 성요셉관에서 열린 수성구청 특별강연에 초청돼 "사람은 누구나 꿈을 가져야 하고 그 꿈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21세기에는 한국인 중에 미국 대통령도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가난과 외로움, 차별 속에서 어린 시절을 힘겹게 지냈지만 그때마다 꿈을 버린 적은 없었다"면서 " '왜', '어떻게'라는 말을 평생 잊지 않고 살아왔다"고 고백했다.
"지난 날 갈기갈기 찢긴 우리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됩니다.
한민족은 원대한 꿈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해야 합니다.
"
미국 50개 주에서 전도유망한 한인 대학생 50명을 정치인으로 키울 계획을 갖고 있는 그는 "어떤 악조건 아래서도 꿈을 잃지 않고 노력한다면 언젠가 자신이 꿈꾸던 모든 일이 성취될 것"이라며 "이젠 세계로 뻗어나가 활동하는 사람이 진정한 애국자"라고 강조했다.
경기도 파주시 금촌이 고향인 신 의원은 네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마저 행방불명되자 거지생활로 전전했다.
15세때 서울 영등포 미군부대의 하우스보이 생활을 시작한 그에게 군의관 레이 폴 박사와의 만남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이후 폴 박사에게 입양된 신 의원은 지난 1953년 미국으로 건너가 하루 3시간 잠자며 공부에 매달려 브리검 영대학과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국제관계학 석사, 워싱턴대에서 동아시아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69년부터 대학교수로 일하다 92년 정계에 입문했다.
워싱턴주 하원의원을 시작으로 98년 상원의원에 당선된 그는 "한국전쟁 고아출신의 입양인으로 미국에서 은혜를 받은 만큼 이제 미국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며 지지를 호소하며 선거기간 중 하루 11시간씩 11개월을 강행군해 지역구 내 3만2천가구를 모두 방문한 끝에 백인이 93%에 달하는 이 지역에서 승리했다.
당선 후 워싱턴주의 학교에서 한국어를 선택과목으로 배울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고, 미국 50개 주 모두 한국계 정치인이 1명씩 나오게 한다는 취지로 2000년 9월 한국인 2세 정치인 후원장학회를 설립하기도 했다.
전수영기자 poi2@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연휴는 짧고 실망은 길다…5월 2일 임시공휴일 제외 결정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