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잔혹 殺人犯, 사회병리의 産物

11개월만에 20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전과14범의 30대 살인범은 우리 사회의 온갖 병리현상이 낳은 비극이라 할 수 있다.

가난한 범인의 처지가 부유층의 탓이라 여기며 재력가들을 무차별 때려 숨지게 하고 복역중 일방적으로 이혼한 전처나 출옥 후 청혼했다가 거절당한 여자의 직업이 '마사지걸'이었다고 해서 같은 직업의 20대 여자 10여명을 토막살해해 암매장한 건 인간이기를 포기한 반인륜 범죄이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증오심을 '묻지마 살인'으로 한풀이 한다면 이 세상에 과연 살아남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더욱 가증스러운건 이런 끔찍한 살인을 하면서도 지문은 물론 DNA(유전자) 감식까지 우려하면서 그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때론 방화를 하거나 무고한 사람까지 죽였다는 점이다.

완전범죄로 자신은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건재하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어쩌다 우리사회에 이런 '살인 기계'를 태동하게 한건지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물론 '부유층'을 무조건 죄악시하는 우리사회의 일부 풍조는 그릇된 게 틀림이 없다.

그러나 황금만능주의에 젖어 돈이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도덕성 마비 증세가 갈수록 심화되는 현상도 우리가 반드시 고쳐놔야 할 악습이다.

그렇다고 그걸 범죄의 정당성으로 치부하는 건 더더욱 안된다.

또 갈수록 빈부격차가 늘어나면서 소외계층을 방치한다면 이런 범죄는 또다시 재연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처방이 긴급하다는 걸 이번 사건은 증명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경찰이 한 일이라고는 그의 자백을 듣는 것 이외엔 아무 것도 없었다.

탐문 위주의 수사가 한계를 드러냈다.

근원적으로 수사의 틀을 뜯어고치지 않으면 경찰은 늘 이번처럼로봇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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