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이젠 꼼꼼히 살피고, 따져보고 계약하자.
요즘 대구 신규 아파트 분양업체들은 관할 구청의 분양승인 전에 모델하우스를 공개하는 것이 유행이다.
"왜 분양승인을 받지않은 상태에서 공개를 하느냐"고 할 수 있지만 법적으론 문제가 없다.
통상 아파트 모델하우스 공개에서 계약에 이르는 분양 일정을 늘릴 경우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느슨해져 계약률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지역 아파트업계가 사전 검증을 받겠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지난 1990년대만 해도 대구에서는 이같은 모델하우스 사전 공개가 보편적이었다.
그러나 2001년 이후 신규분양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주택업체들이 분양승인일에 맞춰 모델하우스를 공개하면서 청약에 들어갔던 분양행태가 종전까지 이어져 온 것. 그동안 주택업체들은 분양승인과 동시에 모델하우스를 공개하면서 청약자를 모으는 방법으로 청약률을 극대화, 기업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짧은 분양일정에 소비자들을 묶어둬 타사와 비교분석하는 기회를 박탈하며 계약률을 높이는 부정적인 마케팅전략을 써 왔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시장 불황과 함께 아파트 신규 분양시장도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아파트 분양에 나서는 주택업체들이 사전 모델하우스 공개와 일반 순위자에 대한 사전 청약접수를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오는 9월 대구 달서구 상인동에 아파트 678가구를 공급할 (주)신일은 15~18일 모델하우스를 사전 공개,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제품설명회를 갖고 분양 희망자들의 반응과 평형대를 체크했다.
또 월성동에서 아파트 499가구(아너스 월성)를 공급할 (주)태왕의 경우도 분양승인을 앞둔 지난 5일부터 모델하우스를 공개, 수요자들이 타 아파트와 비교한 뒤 제품을 선택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청약접수에 들어간 북구 칠곡4지구 '한라 하우젠트(566가구)'도 지난 7일부터 모델하우스를 공개, 일반순위자들을 대상으로 사전 예약을 받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펴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청약접수에 들어갔고, 20일부터 계약을 할 수성구 만촌동 '대림 e편한 세상(447가구)'도 지난 6월30일부터 모델하우스를 공개, 수요자들에게 제품의 우수성과 특성을 알려 실제 청약기간 중 전 평형 1순위에서 마감되는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는 등 사전 모델하우스 공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처럼 주택업체들이 모델하우스 사전 공개를 포함해서 판매전략을 포지티브하게 바꾼 것은 대구 전역의 주택 투기과열지구 지정 영향으로 미분양 물건이 쌓여있는 상황에서는 수요자들이 입지여건을 바탕으로 가격, 마감자재, 편의성, 미래가치, 브랜드가치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집을 선택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
(주)한라 최원근 부장은 "아파트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상황에서 '벼락치기 분양'을 할 경우 계약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수요자들에게 제품의 우수성을 충분히 알린 뒤 선택 기회를 줄 경우 실수요자 위주로 계약률이 오른다는 판단이 들어맞아 톡톡히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냉장고를 사더라도 온가족이 여러 매장을 찾아 요모조모 따져보고 사는데 항공기 다음으로 비싼 고급제품인 아파트를 당일 보고, 계약하는 종전 관행은 잘못됐다"면서 "사전 품평회 기간을 길게 잡아 수요자들의 선택폭을 넓혀주는 것은 바람직하고 자신감있는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그런데 주택법상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는 신규 분양 아파트의 경우 분양공고 5일후 청약접수를 하고, 추첨후 5일째부터 3일 이상 계약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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