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줌마를 읽으면-(2)건강과 외모도 중요하다

"내가 먼저 건강해야..." 몸짱 열기

요즘 많은 주부들이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고 외모를 가꾸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다 나이 들어 온 몸에 골병이 들기 일쑤인 어머니 세대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16일 낮 12시 30분 대구 동성로의 한 레스토랑에서 건강 관리와 외모에 신경쓰는 요즘 주부들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요즘 주부들이 몸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는 모습들이 눈에 많이 띄는 것 같아요.

▲이종호=요즘 아줌마들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고 실제로 실천하고 있는 분도 많더라구요. 저희 체육관에도 30∼50대 주부 회원이 100명이 넘는데 예전에는 그냥 와서 운동만 하고 갔는데 지금은 체계적으로 운동을 하려고 방법을 많이 물어요. 약 10, 20% 정도는 살을 빼고 날씬한 몸을 만드는데 성공을 거두고 있어요.

▲서복남=자기 몸 관리를 해야 된다는 생각은 50대 주부가 특히 강해 놀랐어요. 과거에 50대 주부는 "뭐, 아줌마가…" 식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의 50대 주부는 이제부터 인생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30, 40대때는 애들 키우느라 바쁘지만 50대가 되면 자식들 다 장성하고 출가도 일찍 하기도 해 나만의 시간이 너무 길어 딴데 쓰는 돈을 아껴서라도 내 몸에 투자를 하려는 거예요. 내가 건강해야만 가족도 친구도 있다는 식으로 생각이 바뀌더라구요.

▲이영주=비만 클리닉을 찾는 주부들도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마사지를 받으러 오는 주부들은 어떤 특징이 있나요.

▲서=다른 사람보다 자신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요. 그러다 점점 친해지면 가정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얘기를 많이 하죠. 성장한 자식을 자기 마음대로 못해 스트레스 받고 서방님은 한창 밖으로 도실 때니까 밤이 길다며 자정쯤에 오는 분들도 있어요. 저희는 24시간 운영하니까. 술에 취해 귀가한 남편이 잠든 걸 보고 오는 거죠. 그 시간에 와서 경락마사지 받고 새벽에 집에 들어가요. 무엇보다 자기 스트레스를 풀려고 많이 오는 것 같아요.

▲이영=문제는 막힌 걸 흐르게 해줘야 한다는 겁니다.

▲이종=헬스는 스스로 막힌 걸 흐르게 해야 하지만 경락 마사지는 남이 해주니까 더 편하잖아요. 가만히 있어도 살이 빠진다면 모든 사람이 다 하지 않겠어요.

▲서=어떤분은 화장하고 세수하고 밥 먹는 일밖에 안 해 근육이 없어 걸레도 잘 안 짜진다고 하대요. 그래서 안 하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운동하라고 하고 몸이 안 좋은데 경락 마사지는 못 한다고 공갈 협박(?)할 때도 있어요.

▲이종=주부고객님한테 몸무게와 상관없이 체지방은 좀 빠진 것 같다고 하면 좋아 어쩔 줄 몰라 해요. 운동하는 눈빛부터 달라지죠. 상대방에게 의욕을 북돋워 주는 방법이죠.

-요즘 주부들의 성형수술 추세는 어떤가요.

▲이영=제일 많은 건 눈 수술입니다.

하루에 15명 이상 하니까. 그 다음에 코도 많이 합니다.

주부들도 광대뼈, 턱뼈 많이 깎습니다.

그만 포기할 때도 됐지 싶은데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하는지…. 요즘은 입 수술도 많이 해요. 눈, 코 수술 다 한 주부들이 세련미가 없어 보인다며 툭 튀어나온 입 수술을 많이 하는 거죠.

한번은 가슴 확대수술을 받고 싶어하는 주부가 왔는데 남편이 자꾸 옆에서 하지 마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사모님, 잠시 밖에 나가 계십시오" 하고는 남편한테 "저하고 얘기 좀 합시다.

여자들은 가슴 크기에 매우 예민합니다.

자꾸 그러지 마시고 마음을 헤아려 주십시오" 하고 얘기하니 가만히 있더군요.

-부부가 같이 상담을 받으러 오는 모양이죠.

▲이영=주부의 얼굴은 자기 것이 아닙니다.

한 주부가 코수술을 한 다음날 멍 투성이 얼굴을 하고 와 수술이 잘못 됐나 싶었더니만 그게 아니고 남편한테 두드려 맞았대요. 자기 허락 안 받고 했다고. 성형수술하는 나이를 보고 아줌마면 "사장님한테 결재받았습니까" 하고 꼭 물어요. 그런데 요새 이혼한 사람이 진짜 많아요. 애 하나 데리고 이혼해 살면서 수술 받으러 오는 여성이 많습니다.

▲이종=성형수술이야 중상류층 이상이 하는 것 아닙니까. 없는 사람이야 하고 싶어도 못 하니까.

▲이영=그런데 지산동이나 수성구쪽에 부자들이 많잖아요. 거기서는 성형수술 거의 안 합니다.

상류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칼 대는 것도 싫고 자식 공부 뒷바라지 하며 따라다닌다고 바쁘죠. 어느 부류의 여성들이 수술을 가장 많이 하느냐 하면 중산층으로 주로 칠곡, 성서, 특히 상인동에서 제일 많이 와요.

▲서=여자는 항상 자기만 예뻐지고 싶은 욕심이 있는 모양이지요. 저도 누가 성형수술을 해서 예뻐 보이면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몸짱' 열풍을 일으킨 주역도 아줌마인데 너무 외모 지상주의로 흐르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이영=외모는 단순한 외모가 아니고 정신세계와 직결됩니다.

'몸짱'이 되니 기분이 좋아지고 성격이 쾌활해지고 더욱더 보람된 생활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주부들은 자식, 남편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지 않습니까. 관심부족증을 앓고 있는 주부들에게 남편이 관심을 기울여줘야겠습니다.

▲이종=외모와 내면의 적절한 조화를 위해서는 운동이든 문화생활이든 자신이 행복해지는 것 하나는 추구하면서 살아야 건강해지지 않겠습니까. 경락 마사지, 수영 등 자신이 좋아하는 걸 다양하게 체험해 보고 자신에게 맞는 걸 찾아 스트레스를 떨치고 열심히 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서=똑같은 50세라도 자신에게 투자한 사람은 피부가 반질반질하지만 자식, 남편 생각하며 속으로 꿍꿍 앓은 사람은 피부가 쪼글쪼글해져 너무 차이가 납니다.

운동을 하는 것 자체가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 아니겠어요. 시간이 없다는 말은 핑계밖에 안되는 것 같아요. 1주일에 2번만이라도 자신의 몸, 건강을 위해 투자해야 합니다.

사회·정리=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사진: 토크 참석자들은 요즘 주부들이 건강과 미용에 시간과 돈을 많이 투자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서복남, 이종호, 이영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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