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4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월선
한 북한 경비정이 우리 군의 당초 설명과 달리 남측 함정을 부를 때 사용키로 합의
한 '한라산'이라는 호출부호로 남측 함정 8회나 호출한 것으로 20일 드러났다.
특히 남측 함정의 경고사격은 북 경비정이 남측 함정에 대해 '한라산'을 호출하
고 중국어선이라고 밝힌 지 2∼3분 후에 가해진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이는 북측 함정이 호출부호를 사용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송신을 했다는 군
일각의 설명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북측 응신 내용을 축소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
을 낳고 있다.
정부 합동조사단의 한 소식통은 이날 "조사결과 북한 경비정이 NLL을 월선한 후
모두 3차례에 걸쳐 무선통신(핫라인)을 통해 송신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한라산'이
란 호출부호로 남측 함정을 분명히 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 경비정은 남측 함정이 2차례의 함포 경고사격을 하기 직전
인 14일 오후 4시51∼52분께 "한라산 2, 한라산 2, (여기는) 백두산(북측 함정 호출
부호) 2, 항로를 바꿔 내려가는 게 우리(북) 어선 아니고 중국어선이다"며 첫번째
송신을 했다.
그러나 남측 함정은 오후 4시 52분께 북측 경비정을 향해 "북상하지 않을 경우
발포하겠다"는 마지막(4번째) 경고방송을 하고 2분 뒤 함포를 이용, 2발의 경고사격
을 가했다.
북측 함정은 남측의 경고사격 직후 또 다시 "한라산 2, 한라산 2, (여기는) 백
두산 2, 지금 남하하는 선박이 중국선박인데 귀(남)선의 선박을 빨리 항로를 바꿔
남하하라"고 2번째 교신을 보냈다.
그리고 2분 뒤인 오후 4시56분께 "한라산 2, 한라산 2, 백두산 2, 그쪽(남)의
선박(이) 지금 현재 (북에서 일방적으로 내세우는) 군사분계선 1마일을 침범했다.
빨리 남하할 것"이라고 3번째 교신을 보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군은 지난 14일 사건이 발생한 후 줄곧 북측 경비정이 '한라산'이라는
남측 호출부호 사용하지 않았고 남측의 '백두산' 호출에도 응답하지 않아 교신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심지어 군 일각에서는 "북 경비정이 남측을 호출한 것이 아니라 자기들끼리 상
호 교신한 것으로 알았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북측의 응신이 남측을 호출한 '교신'으로 드러남에 따라 해군작전사령부에서 합
동참본부에, 합참 정보융합실이 합참의장 등 수뇌부에 각각 이를 보고하지 않은 경
위에 대한 합조단의 추가조사가 강도 높게 이뤄질 전망이다.
합조단의 다른 소식통은 "북측이 남측에 대해 '한라산'이란 부호로 호출한 만큼
일방적 응신보다는 교신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며 "북측 무선응신 내용을 왜 허위
보고했는지에 대한 추가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북은 지난달 12일 '서해상 무력충돌방지와 선전수단 제거 부속합의서'에
서 남측은 '백두산'으로, 북측은 '한라산'으로 각각 상대방 함정을 호출하도록 합의
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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