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2004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에서 불안한 출발을 했다.
한국은 19일 중국 지난의 산둥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B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마무리 난조에 발목에 잡혀 변변한 공격을 펼치지 못한 채 요르단과 0-0 무승부에 그쳤다.
다시 한번 첫 경기 징크스에 가로막힌 한국은 이로써 지난 60년 이후 44년만의 정상 등극을 향한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조 중간순위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꺾은 쿠웨이트에 이은 공동 2위.
본프레레 감독 출범 이후 1승2무승부의 전적을 남긴 한국은 오는 23일 UAE와 2차전을 벌인다.
트리니다고토바고와의 평가전에서 드리워지기 시작했던 답답했던 모습은 이날도 계속됐다.
줄기차게 요르단의 골문을 두드려 숱한 골 찬스를 맞았으나 헛심만 썼을 뿐 전혀 소득을 얻지 못했고 수비 라인도 위기에서 안정감이 떨어졌다.
전반에는 패스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공격의 흐름이 끊어지는가 하면 크로스도 밋밋해 번번이 요르단의 수비벽에 걸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비의 핵심 멤버인 최진철이 경기 종료를 5분여 앞두고 레드카드를 받아 UAE전에 결장하게 돼 전력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요하네스 감독은 안정환과 이동국으로 투톱으로 세우고 설기현과 정경호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하는 등 3-5-2 시스템을 꺼내 초반부터 공격축구를 구사했다.
2분 안정환의 왼발 슛으로 포문을 열었던 한국은 6분 이동국이 이영표의 오른쪽 크로스를 논스톱 발리슛으로 연결했으나 볼은 야속하게도 골문을 외면했다.
9분에는 상대의 역습에 수비라인이 뚫리며 위기를 맞았으나 칼레스 사에드가 다행히 헛발질, 한숨을 돌렸다.
전반 중반 설기현과 정경호의 위치를 바꾸면서 공격에 활기를 띤 한국은 이후 파상공세에 나섰으나 골맛을 보지는 못했다.
한국은 22분 안정환이 후반에서 올라온 볼을 잡아 아크 오른쪽에서 강한 중거리슛을 날렸으나 잘맞은 볼이 골키퍼 아메르 샤피 사바에 걸려 무위에 그쳤고 29분에는 설기현이 골지역 오른쪽에서 수비수를 제치고 살짝 뒤로 깔아준 볼을 정경호가 노마크찬스에서 오른발 인사이드슛으로 연결했으나 이마저 공중으로 떠버렸다.
32분 이동국의 프리킥도 골키퍼 막했던 한국은 42분에도 골기회를 잡았으나 설기현이 안정환의 예리한 스루패스를 터치하는 데 실패, 땅을 쳤다.
후반에도 한국은 공격의 고삐를 놓지 않았으나 샤피 사바의 신들린 선방과 잇단 마무리 난조로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다.
한국은 후반 3분 현영민이 상대 진영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이동국이 머리로 받았으나 골키퍼의 손을 피하지 못했고 1분 뒤 김남일이 롱드리블에 이어 찔러준 패스를 이동국이 잡아 감아찬 슛도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본프레레 감독은 14분 정경호를 빼고 차두리를 교체 투입한데 이어 김정겸까지 내보내 분위기 반전에 나섰으나 끝내 승리의 여신은 한국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17분 이동국이 오른쪽을 질주하다 절묘하게 건네준 패스를 안정환이 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좁히며 나온 골키퍼의 몸에 맞아 무위에 그쳤고 이후에도 세차게 골문을 두드렸지만 '선수비 후역습'에 치중한 요르단의 골네트를 흔들지는 못했다.
한편 같은 조의 쿠웨이트는 바샤르 압둘라지즈, 바데르 알 무트와의 연속골과 상대 바셰르 사에드 알 하마디의 자책골을 묶어 UAE를 3-1로 물리쳤다. (연합뉴스)
사진 : 19일 오후 중국 산동성 지난시 산둥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열린 2004아시안컵축구 조별리그 B조예선에서 한국 차두리의 슛을 요르단 사바흐 아메르가 점프를 하며 막아내고 있다.(지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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