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권성기씨, 대구경총 회장직 사임

권성기((주)태왕 회장) 대구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지난 16일부로 경총 회장직을 사임했다.

권 회장은 문희갑 전 대구시장에 대한 뇌물공여사건과 관련, 지난달 25일 대법원으로부터 유죄확정 판결(징역1년, 집행유예 2년)을 받았으며 '사임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권 회장의 유죄판결 후 노동부가 '도덕적으로 자격에 흠결이 있다'는 요지의 공문을 발송, 범죄에 연루된 경제단체장 및 임원의 부적격 조항을 정관에 명시하라는 내용의 정관 개정까지 요구하며 사실상의 '사퇴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권 회장은 19일 "경영자총협회가 공직은 아니지만 단체의 리더로서 책임을 져야겠다고 생각, 사임을 했다"며 "나이가 있는만큼 다시는 경제단체장 자리에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1대 회장을 뽑는 지난 3월 총회 직전 10대 회장으로 끝내고 물러나려 했지만 주변의 강력한 권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1대 회장을 수락했었다"며 "10대 회장 재임을 통해 경총회관을 마련하고 사무체계를 개선하는 등 나름대로 업적을 남겼으며 이젠 젊은 사람이 나와 경총을 이끌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권 회장은 1997년과 2000년 2번에 걸쳐 대구상의 회장 선거에 도전, 치열한 선거전 끝에 낙선했으며 경총회장 자리에서까지 불명예 퇴진, '경제단체장과의 악연'을 또다시 이어갔다.

한편 권 회장의 사임에 따라 대구경총은 부회장 가운데 연장자인 이효균(협신모직 대표) 부회장이 19일부터 회장직무를 대행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대구경북직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을 지냈으며 대경염직과 협신모직 대표로 있다.

경총은 다음달 중 이사회를 개최, 후임 회장 선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회장 희망자'가 선뜻 나설지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총에 따르면 회장 직무 대행 임명 과정에서도 최연장자 부회장 2명이 직무 대행을 고사한 끝에 부회장단의 3번째 연장자인 이효균 부회장이 회장 직무대행을 맡았다는 것이다.

이 회장 직무대행은 "회장의 공백기를 오래 둬선 안된다는 간곡한 부탁이 있어 19일 갑작스레 직무대행을 맡았다"며 "20일부터 경총 업무를 살펴본 뒤 이른 시일내에 후임 회장이 나와 경총이 정상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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