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연쇄살인사건의 충격이 전국을 뒤흔드는 가운데 살인범의 주요 범행대상이 됐던 보도방 등 관련 업종은 일자리를 찾는 여성들의 발길이 끊기는등 비상이 걸렸다.
또 학부모들은 이번 사건처럼 뚜렷한 동기없이 마구잡이로 저지르는 '묻지마 범행'이 우리 사회에서 또다시 일어날지도 모른다며 학원 종강 시간에 자녀를 데리러 가고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에서 기다리는등 방범 상황에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지난 18일 서울에서 붙잡힌 연쇄살인범이 보도방과 출장마사지 여종업원들을 주요 범행 상대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업종들은 여성들이 일하러 나가기를 꺼리고, 업주들도 여종업원의 신변 안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의 한 보도방 업주 강모(46)씨는 "평소에는 하루 20여명의 도우미를 유흥업소에 알선했는데 이번 사건이 터지자 19일에는 일을 하겠다는 도우미 여성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며 "도우미 아가씨도 불안하지만 업주인 나도 혹시나 싶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2차 경계령'도 떨어져 노래방이나 단란주점내에서의 접대는 가능하지만 손님과 개별적인 '2차 만남'을 꺼려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
한 보도방 업주는 "고용된 아가씨들에게 당분간 2차를 나가지 말라는 엄명을 내렸으며 유흥업소에 나갈때도 자신의 위치나 연락처를 반드시 남기도록 당부했다"고 말했다.
수성구 지산동 ㅇ노래방 업주도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는 여성들이 하루종일 연쇄 살인사건을 화제로 이야기했다"며 "평소에도 2차를 나갔다 봉변을 당하는 이들이 없지않았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노래방 바깥에서 남자 손님과 개별적인 만남을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도 생겨났다"고 했다.
경찰도 연쇄 살인사건 피의자가 검거된 이후 출장마사지, 보도방, 노래방 등 범죄 취약 분야에 대한 집중 점검 활동을 펴고 있다.
한편 '묻지마 범죄'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지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학부모 이모(42.수성구 시지동)씨는 "중2년생인 딸의 학원 수강이 끝나는 밤10시30분이면 하던 일을 멈추고 학원 앞으로 달려가는데, 어제부터는 다른 모든 부모들이 다 나오는 것 같았다"며 "연쇄살인사건을 접하고 부터는 불안해서 혼자 귀가시킬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실제로 학원가가 몰려 있는 대구 범물동과 상인동 지역에는 늦은밤 수강생들을 태우려는 학부모들의 차량 행렬이 꼬리를 물어 불안한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직장인 박은정(31.여.남구 대명동)씨도 "직업상 귀가 시간이 늦은데 연쇄 살인 사건을 접하고는 밤늦게 다니니가 겁이 난다"며 "늦은밤 운전은 물론 집에 와서도 문 단속을 다시 하는 등 불안감을 떨칠수가 없다"고 말했다.
최병고 기자 cbg@imaeil.com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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