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사람모이는 도시로(7)-LG아트센터

변화흐름 읽는 전문 운영

'LG아트센터'는 세계 공연계의 흐름과 변화를 가장 먼저 국내에 소개하는 공연 명소로 이름이 높다.

비교적 짧은 기간인 개관 4년 만에 이 같은 평가를 받게 된 데는 기획 프로그램 위주의 공연과 예술 경영 전문가에 의한 책임 있는 경영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LG아트센터'는 음악, 연극, 무용, 뮤지컬 등 모든 장르의 공연이 가능한 1천103석 규모의 다목적 중공연장. LG연암문화재단이 5년간 650억 원을 들여 지은 것으로 지난 2000년 3월 문을 열었다.

그동안 피나 바우쉬 무용단, 디지털 미디어 연극의 개척자인 로베르 르빠쥐, 현대음악의 선구자인 필립 글라스 등 세계 예술계의 변화와 흐름을 반영하는 혁신적인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운영진은 LG아트센터가 공연 명소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 비결로 예술경영 전문가에 의한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경영과 충분한 검증 작업을 거친 기획 프로그램을 들었다.

1996년 세워졌던 건립 계획 단계부터 예술 경영 전문가들이 참여했고 이들이 운영 전반에 대한 권한을 일임받아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운영을 했다는 것.

특히 기획 공연의 경우 적어도 1년 전에 프로그램의 80~90% 정도를 확정할 정도로 오랜 기간 준비된다.

충분한 검증 시간은 작품의 시장성과 예술성을 면밀히 살펴볼 수 있게 하고 안정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기획 프로그램은 1년에 15~20편 정도로 전체 공연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정재왈 운영부장은 "기획 프로그램의 강화는 공연장의 고유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브랜드 파워를 형성하는 축이 된다"며 "대관 공연 위주로 했을 경우 극장의 정체성을 일관되게 보여주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LG아트센터가 처음부터 자리잡은 것은 아니었다.

막대한 출혈을 감수하면서 외국에서 호화공연을 들여왔지만 개관 초기 극장 알리기에 실패했던 것. LG아트센터는 누적되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2001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7개월간 장기 공연하면서 인지도를 높였고 독일 함부르크 탈리아극장의 '단테의 신곡', 댄스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성격의 장르를 소개한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등 실험적인 작품들로 이목을 끌었다.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쇼', '팻 메스니 그룹',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등은 대중적인 기호를 만족시킨 작품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LG아트센터가 기획하는 여타 프로그램들에 대한 신뢰도도 덩달아 상승했다.

LG아트센터는 앞으로 젊은 예술가들의 실험적인 연극과 무용 전문 공연장으로 특화해 나갈 계획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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