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TV드라마에서 멋진 리조트가 배경으로 나와 화제다.
그동안 리조트 여행을 몇번 다녀왔었는데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바로 몰디브의 리조트다.
지구상의 마지막 파라다이스라 불리는 몰디브. 이곳에서 어이없게도 두번의 짝사랑에 빠져버렸다.
첫번째 짝사랑은 바로 다름 아닌 몰디브 바다.
달빛이 바다 표면에 뚜렷이 비치고 발목까지 오는 물 속에는 어린 상어들이 유유히 헤엄쳐 노니는 몰디브 바다는 그야말로 천국을 연상시키기에 손색이 없었다.
두번째 짝사랑의 대상은 몰디브의 한 리조트에 근무했던 GO였다.
GO란 드라마에 나오는 대로 리조트를 찾은 손님들과 함께 하루종일 함께 식사도 하고 운동을 가르쳐주며 저녁이면 쇼도 보여주는 만능 탤런트를 말한다.
손님과 자연스레 섞여 지내다보니 리조트에서 며칠을 지내다보면 안부인사를 나누며 친해지는 GO들도 자연스레 생기기 마련이다.
내 마음에 들었던 그 GO를 처음 마주친 건 빌리지에 도착한 다음날 오전이었다.
매일 오전 11시 30분이면 수영장에 아쿠아로빅을 하는데 바로 아쿠아로빅 강사였다.
수영장 물속에서 하는 갖가지 운동을 함께 즐기며 그 사람을 처음 봤던 것이다.
단단한 근육질의 몸매와 까만 피부가 강렬한 태양볕에 너무나 잘 어울렸다.
아쿠아로빅을 즐겁게 마치곤 바로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운좋게도 같은 테이블에 앉아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아쿠아로빅을 하는 내내 그가 무척 멋있다고 친구들에게 노래를 불렀던 터라 내 마음을 알던 친구들은 나를 마구 놀리기 시작했다.
이런 인연으로 리조트에 머무르는 동안 내내 그를 열심히 찾아다녔다.
심지어 운동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가 가르치는 아쿠아로빅에 참가하려고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는 부지런을 떨기도 했다.
결국 그렇게 며칠을 지내며 사진도 여러번 같이 찍고 식사도 하면서 이것저것 많은 이야기를 나눌 만큼 친하게 지냈다.
어느덧 즐거운 시간들이 지나고 귀국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떠나기가 너무 싫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그저 서운한 마음으로 선착장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마지막까지 운이 좋았던지 내가 좋아하는 그 GO가 환송을 해주었다.
흥겨운 음악에 맞춰 GO들은 박수를 치며 노래를 불러주었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배를 타고 리조트를 떠나왔고 GO들은 배가 사라질 때까지 그 자리에 서서 큰소리로 인사를 하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생애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안고 몰디브를 떠나왔다.
다음해 다른 지역의 리조트로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그의 소식을 듣게 됐다.
그런데 그렇게 다정하던 그가 게이였다는 소식이었다.
그렇게 몰디브에서의 짝사랑은 황당하게 끝나고 말았다.
요즘 리조트가 나오는 그 드라마를 볼 때마다 추억이 떠올라 피식 웃곤 한다.
여행칼럼리스트 blog.hanafos.com/eiff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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