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라마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시청률 상위권을 온통 드라마가 점령한 것은 물론 사람들의 입에는 종일 드라마 속 연인들의 이야기가 오르내린다.
CF를 연상케 하는 드라마 속 간접광고와 다양성의 부족, 스타 편중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지만 드라마의 인기 질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 인기 행진의 선두는 SBS '파리의 연인'이다.
방영 직후부터 등장인물들의 톡톡 튀는 대사로 인기를 끌더니 단기간에 5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MBC '황태자의 첫 사랑'과 지난 14일 첫 방송된 KBS 2TV '풀하우스'도 시청률에서 접전을 벌이며 연일 화제를 쏟아내는 중이다.
여기에 KBS 2TV 주말극 '애정의 조건'이 채시라와 한가인의 호연에 힘입어 30%의 안정된 시청률을 기록했고 월화극인 MBC의 '영웅시대'와 SBS '장길산'도 초반 부진을 털고 서서히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처럼 드라마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희망을 찾기 힘든 답답한 현실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대경대 연극영화영상학부 정희원 교수는 "사회가 어려워질수록 시청자들은 현실성을 강조한 내용보다는 허구지만 사실적인 이야기에 열광한다"고 했다.
또 외주 제작이 활성화되면서 간접광고(PPL)로 제작비를 충당한 제작사들이 해외 로케이션 등을 통해 드라마의 볼거리를 늘리고 있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공해 수준에 가까운 간접 광고와 신데렐라 스토리의 반복, 유명 스타에 편중된 캐스팅 등 끊임없이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 특히 간접광고는 심각한 수준이어서 '파리의 연인'의 경우 자동차, 극장체인처럼 굵직한 스폰서부터 아침대용식, 운동기구, 스티커사진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등장시켰고 '황태자의 첫사랑'은 '1시간짜리 CF'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일본과 인도네시아 발리의 유명 리조트를 돌아다니더니 요즘엔 휴대전화 브랜드인 '애니콜'을 연상시키는 '애니전자'를 등장시켰다.
또 몇 명의 스타에게 거액의 출연료가 지급되면서 등장인물이 줄어 중견 연기자들은 설자리를 잃은 반면 중복 출연은 더욱 심해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의 인기는 당분간 상향 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국내 시청자들이 쇼보다는 이야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시청률 경쟁 상대인 오락프로그램들이 새로운 스타의 부재와 프로그램 자체의 식상함 때문에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이화여대 언론영상홍보학부 주철환 교수는 "드라마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해피엔딩 스토리나 가족 간의 얽히고 설킨 치정, 한을 풀어주는 복수 이야기처럼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좋아하는 얼개를 가진다"면서 "또 배우, 배경, 음악 등이 바뀌면 늘 새로워 보이기 때문에 지금 같은 드라마의 인기는 오랫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사진: '풀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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