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와대와 군(軍) 갈등 '폭발직전'

북한선박의 NLL침범사건의 보고누락의혹을 둘러싼 청와대와 군(軍)간의 갈등이 폭발직전이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지난 19일 군의 누락보고와 관련, 중간보고에 대해 추가조사를 지시하자 박승춘 합참정보본부장이 일부언론을 통해 '군의 작전수행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이에 20일 청와대는 윤광웅 국방보좌관이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나서 "노무현 대통령 지시의 본질을 왜곡하고, 일부 기밀사항이 유출되고 있는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군에 공개적인 경고를 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 고위관계자도 이날 조영길 국방부장관에게 "남북 함정 통신내용이 일부 언론에 유출된 데 대해 우려한다'며 구두경고하고 유출경위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는 군이 기밀자료까지 유출하며 언론플레이를 벌이는 것은 일부 세력의 조직적 반발이 아닌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청와대는 '군 일부가 대통령의 지시를 왜곡하고 군사기밀까지 유출한 것은 특정한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며 군기강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군사기밀을 일부 보수언론에 유출한 것은 최근의 남북화해무드를 깨뜨리려는 불순한 의도가 개입돼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박 합참정보본부장이 전격적으로 기무사의 조사를 받게 된 것은 이같은 청와대의 강경한 분위기에 뒤이은 것이어서 대대적인 군 수뇌부의 문책인사가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번 파문의 확산이 이념대결과 국론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계하면서 조기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윤 국방보좌관은 "이번 조사의 대상은 군내부 보고체계의 문제점을 규명하자는 것이지 당시 작전상황을 문제삼자는 것이 아니다"며 작전상황과 보고체계를 분리했다. 그는 또 "어제 노 대통령의

지시와 기밀유출사건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면서 "일선에서 열심히 작전하고, 규정대로 철저히 명령에 복종하고 있는 군 장병들, 특히 해군 장병들의 사기가 훼손되지 않았으면 한다"고도 말했다.

청와대는 '북한측의 기만전술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않고 군의 보고체계만 문제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여론에 대해서는 적잖게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달라진 남북관계에 대응하는 군의 상황인식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차제에 군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판단하고 있다. 청와대가 군의 동요를 최소화하면서 이번 파문을 어떻게 마무리지을지 주목된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