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여권의 '박정희 때리기'에 정면대응을 선언하고 나섰다.
친일행위진상규명법 개정 등 최근 여권의 박정희 비판이 단순한 정치공세 수준을 넘어 차기 대선에서 자신의 낙마를 겨냥한 고도의 음모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당내에서 "독재자의 딸이 대표가 되면 당이 망한다"(이재오 의원)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전과 같이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다가는 비판론자들의 논거를 인정하는 것으로 비쳐질 우려가 있다는 생각도 한 것 같다.
박 대표는 20일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친에 대한 여권의 공격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여권은 야당 대표를 상대로 싸워라"며 "지금 돌아가신 분과 싸우자는 것이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대표는 특히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응했다.
그는 "여권은 툭하면 내가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있다고 하는데 내가 아버지 얘기를 먼저 한 적이 있느냐"며 "나는 얘기하지 않는데 여권이 거꾸로 후광을 받고 있다며 계속 아버지 말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자신과 선친을 패키지로 한 비판을 인내해왔음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총선 때부더 지금까지 엄청난 비방과 흑색선전을 받아왔다.
'대가 끊긴 게 다행'이라는 말도 들었지만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박 대표는 다만 "총선때 열린우리당 허인회 청년위원장이 스위스 은행에서 박 전 대통령의 부정자금이 내게 유입됐다고 한 비방은 바로 잡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문제삼은 것이 유일하다"고 했다.
박 대표는 그러나 여당의 박정희 공격의 내용에 대해서는 일일이 반박하지 않았다.
그럴 경우 박정희 평가문제가 새로운 정치이슈가 되면서 과거사를 고리로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려는 여권의 전략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아랑곳 않고 "박정희 시대의 반민주 반통일 반인륜 반민족 행위에 대한 청산 없이는 상생도 미래도 없다"(배기선 의원)며 박정희 재평가를 본격화하고 있어 박 대표가 이같은 대응방식으로 여권의 공격의 예봉을 피해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관측들이 제기되고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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