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지하철 파업-시민 표정.대책

시내버스에 이어 대구지하철 노조가 21일 새벽 파업에 들어가자 대부분의 시민들은 '시민을 볼모로 한 연쇄 파업'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일부 시민들은 "장기 불황으로 너도나도 어려움을 겪고 지하철의 운송 적자가 하루에 1억원이 넘는데도 파업을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이용객의 불편이 있더라도 대구시가 '원칙대로' 대응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현재로서는 지하철 파업에도 불구, 주 이용객인 중.고교생이 방학에 들어간 데다 평소의 수송 분담률도 4%에 그쳐 첫날 '교통대란'은 없었다.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되면 대체 인력의 피로 누적 등으로 인해 운행 차질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른 시민들의 불편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민 표정

지하철 공사는 대체 인력을 투입, 오전 6시부터 정상운행에 들어갔다.

또 역사마다 비노조원인 간부 한두명이 업무를 도맡아야해 진땀을 흘렸다.

이 때문에 지하철 운행 간격이 평소의 두배로 늘고 자동발권기 사용이 중지된 데다 교통카드 충전 업무마저 중단되자 시민들은 짜증스런 반응을 보였다.

이용객 또한 줄어 21일 오전 9시까지 이용객은 1만8천56명으로 파업 전인 지난 14일 2만8천738명에 비해 62.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큰고개 역에서 성당못역까지 통학한다는 박정아(17.여.동구 효목동)양은 "교통카드 충전이 되지 않아 바쁜 아침에 매번 승차권을 구매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동대구역에서 승차해 중앙로역에서 내린 김미진(24.여.대전시 서구 갈마동)씨는 "파업 소식을 모르고 취업을 위해 대구에 왔다가 동대구역에서 11분 정도나 기다려서야 지하철을 탔다"며 "이 때문에 약속시간보다 10분 가까이 늦었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들은 지하철 파업의 '명분이 전혀 없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명덕역으로 출근하는 강태식(32.동구 효목동)씨는 "버스 파업으로 시민이 불편을 겪은 지 얼마나 됐다고 또 파업이냐"며 "더구나 3천만원 이상의 고액 연봉을 받는 지하철 직원들이 자기 밥그릇 싸움에 열중한 사이 한달에 200만원도 채 못되는 월급으로 힘겹게 살아가는 서민들만 고통받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

공사에 따르면 이날 새벽 4시 현재 노조원 1천61명 가운데 23명이 복귀, 파업 참가율이 97.8%로 나타났다.

공사 측은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파업 기간 동안 지하철 탑승 요금을 1구간 요금인 6백원으로 균일하게 받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승차권 자동발매기도 가동을 중단했다.

그러나 지하철 파업으로 평소에 지하철을 이용하던 시민들이 21일 오전에 승용차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함에 따라 달구벌 대로 등 일부 구간에서 교통정체를 빚기도 했다.

한편 대구시는 파업의 장기화로 지하철 운행이 현재보다 더욱 차질을 빚을 경우, 예비 버스 78대를 지하철 노선에 집중 투입하고 택시 부제를 해제해 3천여대를 추가 운행키로 했다.

또 관용 차량 20대를 동원하고 마을버스 6개 노선 31대를 지하철 노선 구간으로 연장 운행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찰은 주요 시설 보호와 운행.매표에 대한 지하철 노조원의 방해 행위에 대비, 600여명의 경찰관을 역사 등 56개소에 배치해 비상 경계근무를 시작했으며 불법 행위가 있을 경우 현장에서 검거, 사법 처리에 나설 방침이다.

이상헌.최병고.문현구.한윤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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