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으로 인해 얼굴을 잃어버린 윤정아(11.평리초3)양은 가난 때문에 치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채 하루 하루를 힘들게 버티고 있다.
화마(火魔)가 할퀸 상처가 너무 심해 코와 눈, 입술이 뭉개지고 손가락과 발가락이 뒤틀려 제대로 걸을 수조차 없다.
책 읽기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문학소녀에게 불행이 찾아든 것은 대구지하철 참사 꼭 1년전인 지난 2002년2월18일. 어머니 심숙희(41.서구 평리동)씨를 도와 식사준비를 거들던 정아는 가스가 폭발, 전신화상을 입었고 쌍둥이 동생은 결국 목숨을 잃었다.
어머니 심씨도 딸 아이를 살리려다 그만 심한 화상을 입었다.
하지만 정아는 아직까지도 동생이 죽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그저 화상이 심해 외국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머니 심씨는 "정아 마음을 다칠까 아직까지 알리지 않았다"며 "동생을 보러가자고 할 때는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사고 후 경북대 병원에 입원한 정아는 어머니가 전셋집을 내놓고 여기저기서 꾼 돈으로 몇 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아직까지 옛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좋아하던 고무줄 놀이도 할 수 없고 옷을 입을 때도 어머니 도움을 받아야 한다.
화상으로 인한 외상도 완전히 낫지 않아 피부가 가렵고 당겨 고통으로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친구들이 갖고 있는 거울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정아를 볼 때마다 애간장이 녹아내립니다.
"
어머니 심씨도 화상을 입어 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화상으로 인한 고통보다도 딸을 그렇게 만들었다는 마음의 상처가 더 크다.
현재 정아는 병원비가 없어 지난해 여름 퇴원, 현재까지 치료를 중단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정아의 손가락과 발가락은 상처가 자라나 물고기의 물갈퀴처럼 흉한 모습으로 변해 가고 있다.
표피는 물론 진피층까지 화상을 입어 모낭과 땀샘 등 피부로서의 기능은 완전히 상실한 채 흉터만 자라 나오기 때문. 손을 오므리거나 펴는 것은 물론 걷기조차 힘들어지고 있다.
서둘러 기능회복수술과 화상.흉터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정부로부터 매월 지원받는 몇십만원이 수입의 전부인터라 수천만원에 이르는 치료비를 마련하기에는 너무 벅차다.
물칼퀴 같은 손과 발을 치료하는 기능회복 수술에 드는 비용만 500만원, 화상.흉터 제거 수술의 경우 수천만원의 치료비가 필요하다.
심씨가 사고 전까지 식당.행상.설거지.파출부 등을 통해 생활비를 벌었지만 사고 후유증으로 그만둬야 했고 이미 정아의 치료비를 마련하느라 수백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형편이다.
더구나 몇 년 전 남편의 실직과 가출 뒤 이들 가족은 비빌 언덕조차 없다.
"아무리 힘들어도 정아를 위해 희망만은 잃지 않겠습니다.
" 벼랑 끝에 선 심씨의 자식 사랑하는 모정은 가마솥더위보다도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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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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