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시끄럽고 번잡하다.
정치.경제.사회.문화.국가안보 등 그 어디를 들여다봐도 사정은 한결같다.
적지 않은 사람들은 일부러 익숙한 것들로부터 벗어나 '단절'을 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고려가사 '청산별곡'에서 노래되고 있는 것처럼 되돌아오게 마련이다.
세상의 번뇌를 떨쳐버리려고 청산 속으로 들어가 봐도 결국 술에 취해 일상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듯이…. 그렇다면 '왜'일까. 외로움은 인간을 성숙하게도 하지만, 공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일 게다.
▲특히 젊은 세대들을 생각하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실업자가 줄어들지 않는 가운데 청년실업자가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니 기가 찬다.
청년층 노동인력이 대학 재학.휴학생을 포함해 1천만 명을 돌파했다는 사실은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더구나 이 문제가 풀릴 조짐은 거의 보이지 않고 있으니 이 나라가 과연 어디로 가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백수의, 백수에 의한, 백수들을 위한' 월간잡지 '백수통신'이 창간된다고 한다.
인터넷 카페 '백수회관'(cafe.daum. net/baeksuhall) 대표가 중심이 돼 7명이 창간호를 꾸며 8월 초 선보일 움직임이다.
창간 작업에 동참하고 있는 맴버들은 19세 백조에서 휴학 중인 대학생, 영화감독을 꿈꾸는 백수, 아르바이트로 살아가는 '프리터족' 등으로 그야말로 다채롭다.
▲유쾌한 백수 탈출 프로젝트의 하나로 시도됐다는 이 잡지는 백수들이 발굴한 문화.생활정보에 무게 중심이 주어진다고 하나 오죽하면 이런 발상이 나오게 된 것일까. 이들은 독자층으로 백수.백조뿐 아니라 특급 문화정보들에 목말라 하는 회사원들까지 겨냥하는 모양이다.
더구나 '웰빙 백수 칼렌더' '알바 프로젝트' '글로벌 백수 네트워크' 등을 담고, 그런 생활 예찬도 특집을 한다니 눈물겨운 일이다.
▲이제 청년들이 간절히 바라는 건 돈이나 명예 이전의 '안정된 직장'이라고 한다.
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이 실업자 처지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뎌 기약 없이 방황한다는 건 끔찍하고 불행한 일이다.
본인도 본인이지만 부모의 심정도 오죽하랴. 한창 때인 청년층을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사회가 두루 고르고 튼튼하게 발전하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백수통신'은 실업의 바다에 뜰 돛단배 같아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한다.
이태수 논설위원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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