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산업단지에도 아파트형 공장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상업.주거단지 전환, 토지가격 상승 등으로 대도시 공업용지가 점점 줄어들면서 서울, 수도권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아파트형 공장이 검단, 성서 등 대구 주요 공단에서도 하나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
그러나 초기 단계의 대구 아파트형 공장 경우 전통 영세업체 중심의 임대 공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많아 도시형 첨단산업을 집적화하는 체계적 공장 조성이 절실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아파트형 공장이란
아파트형 공장은 3층 이상의 집합건축물에 6개 이상의 공장이 입주할 수 있는 건축물을 일컫는다.
공장용지가 부족한 싱가포르, 홍콩 등지에서 토지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파트형 공장을 개발했다.
한 때 수많은 영세업체들이 무분별하게 입주해 대표적 벌집공단으로 유명했던 옛 구로공단은 최근 아파트형 공장을 통해 '서울디지털 산업단지'로 변신했다.
아파트형 공장은 대도시의 공업용지난을 해소함과 동시에 도시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고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업종간 기술, 정보 교류에 유리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서울 디지털산업단지의 경우 현재 19개의 아파트형 공장이 들어서 있고, 2006년까지 49개가 추가 입주할 예정으로 설립부지만 12만여평에 이를 정도로 IT 산업중심의 집적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무늬만 아파트형 공장
최근 검단공단엔 연면적 1천평에 지상4층 규모의 검단 테크노밸리가 들어섰다.
그러나 속사정은 테크노벨리라는 화려한 이름과는 전혀 다르다.
서울과 달리 엄격한 입주 심사 없이 안경, 섬유, 기계.금속 등 전통 제조업이 무차별 입주해 무늬만 아파트형 공장 형태를 띠고 있는 것.
첨단업종 중심의 분양 업체들이 주류를 이루는 서울, 수도권과 검단 대구 아파트 공장은 임차 영세업체가 대부분이라 아파트공장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분양 업체들 경우 취득세, 등록세 전액 면제에 재산세, 종토세 5년간 50% 감면 혜택과 함께 분양가의 70%를 저리 융자받아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 대구 임차 업체 경우 전통 제조업 중심의 영세업체가 대부분인 것.
ㅇ산업 서모(57) 사장은 "지난해 4월 아파트형 공장을 세웠지만 분양은 전혀 되지 않고 임대가 전부이다"며 "리모델링 방식을 택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크지 않아서 투자를 했지만 수익성은 크게 없다"고 말했다.
또 "아파트형 공장에 IT산업 중심의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을 유치하고 싶지만 대구는 섬유, 자동차 부품 등 제조업 중심이어서 아파트 공장에 대한 수요가 적은 것 같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세제지원이 있지만 아직 아파트형 공장에 대한 상담 문의도 거의 없다"며 "서울처럼 관련업종간 집적도가 높은 업체가 많아야 수요가 생기는데 그렇지 않아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대구형 아파트공장을 개발하라
하지만 대구에도 곧 도시형 신산업 중심의 아파트형 공장이 들어설 전망이다.
성서공단내 금성산업개발이 다음달 구 금성염직 자리에 첨단벤처, 정보통신, 지식산업 중심의 비공해 아파트 공장 착공에 돌입하는 것.
금성산업개발은 임대보다는 분양 개발에 주력해 아파트형 공장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예정으로 전시 컨벤션, 금융, 법률, 회계 등 업무지원 시설을 대폭 확충해 입주업체들의 관심을 유도할 계획이다.
정금룡 담당 이사는 "내년 말 완공 예정으로 서울 디지털 산업단지의 아파트형 공장을 모델로 삼고 있다"며 "대구 경우 아직은 아파트형 공장 기반이 취약해 건설자금 등 시 차원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대 형태지만 창업보육센터 개념의 대구형 아파트공장도 주목받고 있다.
대구 테크노파크 주도로 재래산업의 개편, 벤처형 신기업의 창출, 첨단지식기업의 유치를 위해 지난 3월 준공한 대구 테크노파크 벤처공장에 첨단기술기반 중심의 입주업체가 늘어나면서 도시형 신공장으로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것.
대구 테크노파크 벤처공장은 4천여평의 대지면적에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의 아파트형 공장형태로 한 공장 안에 여러 개의 공장이 동시에 가동될 수 있는 개방형 집적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17개 업체가 입주해 있는 이곳은 업체 대부분이 탄소나노섬유, 오존발생기, 디스플레이 등 첨단기술기반업체로 외견상 공장보다는 사무빌딩에 가깝다.
특히 회의실, 휴게실, 옥상 공원 등 각종 편의시설 및 전산망, 경비시스템 등이 갖춰져 있어 입주업체들의 반응이 좋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50% 이상 매출이 증대한 ㄷ정보통신 강태창 사장은 "국내외 바이어들은 벤처공장에 입주했다는 사실만으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시에서 선정된 업체라는 이유로 신뢰도가 높아져 자연스럽게 매출증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입주업체들은 지난 4월 가칭 벤처공장발전협의회를 결성, 업체간 정보교환 및 내부 아웃소싱 활성화를 통해 아파트형 공장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회장을 맡고 있는 박보현 (주)오쓰리테크 대표는 "이곳에 입주한 17개 기업은 업체간 내부 아웃소싱을 추진해 부품생산, 조립 등을 한 공장 내에서 원스톱(one stop)으로 생산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중이다"며 "아파트형 공장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성서공단을 중심으로 첨단산업유치가 활성화되면 산업집적화(cluster)효과도 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대구 테크노파크 이성인 담당은 "앞으로 성서 4차단지 조성, 삼성상용차 부지 분양 등으로 대형업체들이 입주하면 공동기술개발과 부품납품 등을 할 수 있는 업체들 중심으로 제2,3 벤처공장에 입주시킬 예정이다" 며 "체계적인 발전 계획 수립과 관련 업체들의 입주가 완료되면 성서공단이 첨단산업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아파트형 공장은 임대 또는 불.탈법 분양으로 산업경쟁력을 오히려 저하시킬 수 있어 사전, 사후 관리감독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대구시 차원에서 SOC사업 개념으로 접근해 교통, 근린편의시설 등 관련 인프라를 확충해야만 산업구조개편, 도시환경개선,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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