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명보험사 남성 설계사인 이모씨는 최근 신규 고객 창출이 쉽지 않아 체감경기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매일 4, 5명 이상의 기존 고객과 잠재 고객을 만나고 있지만 계약률이 지난해보다 20~30% 이상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한달 평균 10~12건을 계약, 회사 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실적을 올렸지만 올해는 서민이나 중산층 고객에 대한 '세일즈성 영업'은 거의 기대하기 힘들고 그가 주로 만나는 부자 고객들도 "나중에 보자"며 계약을 미루고 있다.
그는 "요즘은 계약 건수보다는 한 건을 올리더라도 금액이 큰 계약에 치중하고 있다"며 "중산층이 거의 없는 현실에서 부자 고객들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보험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악의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 주식시장 부진 등으로 인해 은행, 보험, 증권사 등 '금융 영업'도 허덕이고 있다.
은행 지점장, 증권사의 영업사원, 보험 설계사들이 발과 목이 아프게 고객들을 만나거나 통화를 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신통찮다.
증권사 영업직원들은 일부 대형사 소속을 제외하고는 1천만~2천만원의 고정급에다 약정 등 영업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더하는 급여체제를 따르고 있는데 거래 부진과 오프라인 영업 위축으로 수입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증권사 영업사원들은 고정급에다 영업실적 중 손익분기점을 초과한 부분의 25~35%를 인센티브로 받고 있는데 1인당 700만~800만원의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해 한 달에 15억~18억원의 영업실적을 거둬야 하나 손익분기점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대구지역 한 증권사 지점장은 "주식 시황이 지지부진하고 예탁금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개인들이 주식 투자를 꺼리는 상황에서 영업사원들이 인센티브를 챙기기는 매우 힘들다"며 "특히 대구는 주식투자 하락률이 전국 평균치보다 30% 가량 더 높아 이만저만 고충을 겪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은행들도 영업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 은행 지점장들은 매일 외부로 나가 상가나 공장 등을 상대로 신규 대출이나 예금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는 곳이 대부분이라 발품을 파는 소득이 없는 실정이다.
한 은행 지점장은 "부자들이 많이 사는 동네는 좀 낫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은 소비 침체로 사람 만나기조차 어려워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며 "대출 수요가 있다 하더라도 은행 기준에 미치지 못해 대출해줄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 외국계 생보사 관계자도 "2, 3년전만 하더라도 신규 고객 확보가 쉬운 편이었으나 요즘은 매우 힘들다"며 "기존 고객을 잘 관리하면서 설계사들의 영업력을 높여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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