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회가 공무원 근무시간 단축에 발벗고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경주시는 토요일 휴무제에 맞춰 겨울철 근무시간을 기존 오후 5시까지에서 6시까지로 연장하는 지방공무원복무조례안을 21일 제95회 경주시의회 본회의에 상정했다.
그러나 경주시의회는 "겨울철 해가 지고 나면 민원인이 거의 없는 데다 에너지만 낭비할 뿐 현실에 맞지 않다"며 이의를 제기, 오후 5시까지 근무하는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결국 공무원들은 시민들을 위해 오후 6시까지 근무하겠다고 자청했는데 시민들의 편익을 지켜야 할 의회가 오히려 초과근무할 필요가 없다며 근무시간을 줄여버린 것.
앞서 행정자치부는 토요일 휴무제 실시에 따른 민원인 편의제공을 위해 11월부터 2월까지 종전엔 오후 5시까지 근무하던 것을 오후 6시까지로 바꾸는 '주40시간 근무제 시행지침'을 전국 자치단체에 시달했다.
경주시는 행자부 지침에 맞춰 조례안을 상정했는데 시의회가 행자부 지침을 어긴 셈.
법원, 검찰, 우체국을 비롯한 국가기관은 내년 7월 토요일 전면 휴무제 실시에 따라 겨울철 근무시간을 오후 6시까지 연장하기로 확정했다.
시민단체 한 간부는 "공무원이 열심히 일 하겠다는데, 오히려 시의원들은 공무원을 놀게 하는데 앞장 서고 있어서 어리둥절할 따름"이라고 했다.
경주시 한 관계자 역시 "국가 시책과 엇가는 경우가 한두가지가 아니다"며 "자꾸 놀아달라는 의원님들의 배려에 고맙게 생각한다"며 비꼬았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