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 100% 재활용 정책에 따라 올해부터 주택가 골목마다 놓여진 '음식물 쓰레기 수거함'이 주민들에게 애물단지가 되면서 내집앞 수거함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는 숨바꼭질이 빚어지는 등 주택가에 때아닌 쓰레기통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열대야가 시작되면서 플라스틱통에 든 음식물이 쉽게 부패, 늦은 밤까지 잠 못 이루는 주민들이 '악취'에 시달리고 있지만 구.군청은 이를 제때 세척하지 못해 음식물 수거함 기피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구청 환경청소과 관계자들은 "40가구에 1개씩으로 주택가 곳곳에 배치된 음식물쓰레기 수거함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리저리 옮겨지기가 일쑤"라며 "내집 앞에 수거함이 놓여있는 것을 꺼린 주민이 남의 집 앞으로 수거함을 밀쳐놓으면서 이웃 주민들간에 분쟁이 발생하는 일까지 잦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밤새 악취가 심한 데다 흘러내린 물기 주변에 모기와 파리까지 들끓어 집앞에 수거함이 있는 가정의 고통은 말로 할 수 없다"며 "아무리 더워도 창문조차 제대로 열 수 없을 지경"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문제는 여름철 악취를 방지하기 위해 음식물쓰레기 수거함의 주기적인 세척이 필요하지만 세척 차량 비용이 1억원에 달해 수성구를 제외한 7개 구.군에서는 세척차량을 구입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 서구청 관계자는 "공공근로 인력을 투입, 음식물수거함 세척작업을 맡기고 있지만 겉면을 닦아내는 정도에 그칠 뿐 내부세척까지는 힘든 형편"이라며 "더구나 주택가의 경우 남의 집 문을 두드려 세척에 사용할 물을 얻어다 사용해야 하는 등 애로점이 많다"고 했다.
동구청도 불로동 재활용센터 옆에 세척장을 만들고 주기적으로 수거함을 수거해 세척한 뒤 재배치하는 방법을 쓰고 있지만 인력이 많지 않아 하루만 지나도 음식물이 부패하기 시작하는 여름철 악취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음식물 쓰레기는 부패하기 쉬운 내용물인 데다 물기까지 많아 민원이 많다"며 "또 여름철이 되면서 대부분 가정이 냄새나는 음식물 쓰레기를 바깥에 일찍 내다버리면서 악취가 더욱 심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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