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에는 4개 대학병원을 포함해 종합병원 12개, 병원 53개, 요양병원 4개 등 총 69개의 병원이 지역주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2개의 종합병원은 약 8천8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고, 이를 3인 부양가족으로 보면 3만5천여명의 생계수단이 되고 있다.
그 외에 중소병원, 약국, 의료재료 및 용역업체 등 병원서비스 관련 업체를 포함하면 병원산업이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비중은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병원산업의 생존, 더 나아가서 성장.발전은 지역주민의 건강 향상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의 측면에서도 중요한 사안이다.
병원산업은 서비스 산업이다.
서비스 산업은 일반 제조업과는 달리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이 주 고객이 되고 이들의 수요충족 여부가 사업의 성패를 결정한다.
지역의 병원들은 환자의 외부유출을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도 우리 지역에 신뢰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있는데 굳이 아픈 몸을 이끌고 서울로 가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다.
환자 외부 유출의 주된 원인은 서울 지역 의료기관과 비교해 진료수준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지역주민의 인식이다.
그러나 지역 의과대학 신입생의 학력 수준을 보면 서울에 있는 대학과 별 차이가 없다.
또한 정보화시대에 대구에 있다고 해서 최신 의료정보를 받아 보지 못할 이유가 없다.
현실적으로 의학교육의 내용이나 방법이 표준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의사의 전문지식과 시술 수준의 지역간 격차는 그리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병원들은 지역 병원에 대한 주민들의 부정적인 선입견을 불식시키고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방도를 찾는데 노력해야 한다.
또 병원의 운영에 있어서도 병원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한다는 각별한 인식을 갖고 지역사회의 여론을 반영할 수 있는 채널을 마련하고, 수익금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등의 활동을 활발히 전개해야 할 것이다.
병원 내부적으로는 전문적 경영을 통해 운영을 효율화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
최근까지 병원, 특히 대학병원은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악화되고 있는 병원 운영환경에 대한 인식은 있으나 아직도 이러한 변화에 대한 자발적이고 혁신적인 대응 노력은 부족한 것 같다.
이러한 정서는 '경영'에 대한 병원계의 잘못된 인식도 한몫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경영을 기업들이 돈버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쯤으로 인식하고, 병원운영에 이러한 개념을 도입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면 이것은 오해다.
경영은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가치창조를 통해 자원의 효용성을 극대화하는 활동이다.
특히 비영리성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병원산업에서, 자원운용의 낭비적 요소를 최소화하고 생산적 요소를 최대화하여 생성되는 가치는 결국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와 보호자의 편익을 증진하게 되는 것이다.
환경이 변화했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수 십년 간 쌓여온 의식이 쉽게 바뀔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정부가 병원산업에 가하고 있는 각종 규제가 변화를 어렵게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의 병원운영 환경은 병원의 능동적이고 획기적인 의식 변화를,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사항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윤경일 계명대 의료경영대학원 교수(동산의료원 기획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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