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참 맛있는 집\'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하나. 고기가 익기도 전에 자꾸 젓가락으로 뒤집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무심한 행동은 맛있는 고기를 먹는 것과는 물 건너 가버린 짓(?)이다. 잦은 뒤적거림은 육즙이 다 빠져나오게 하고 속은 제대로 익지 않게 만든다. 고기를 구워 먹는 것이 아니라 말려 먹는 것이다.

쇠고기든 돼지고기든 맛있게 먹으려면 조리 중 고기 맛을 좌우하는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센 불에서 가능한 짧은 시간에 고기를 구워 피막을 형성하면 육즙의 손실을 막고 구수한 맛을 더 할 수 있다.

맛있는 고기를 먹으려면 아예 두 손을 상 밑에 내려놓고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하는 셈이다.

◇버섯 불고기

불고기가 먹고 싶어 들른 식당에서 주메뉴인 불고기보다 정갈한 밑반찬에 더 식욕을 당기는 집이 있다. 오색 나물고명이 예쁜 잡채, 칼칼하게 맛을 낸 명태찜, 밥과 계란을 둥글게 뭉친 밥전, 짭짤한 조개젓갈 등 어느 것 하나만 있어도 밥 한 그릇을 거뜬하게 비울 찬들이다. 중구 공평동 2?28기념공원 북편에 있는 '참 맛있는 집'. 30년간 요식업에 종사한 주인 이정이씨가 시어머니께 배운 손맛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웰빙바람을 타고 버섯이 몸에 좋다는 말에 버섯과 고기를 같이 먹게끔 버섯 불고기 내놓게 됐죠"

이집에선 불고기용 고기로 소의 목등심을 쓴다. 양념도 이씨가 매일 아침 직접 간을 맞춘다. 다시마, 무, 커피, 허브 등 15가지 재료로 우려낸 육수에 물과 간장, 통깨, 참기름을 듬뿍 넣어 맛이 고소하고 달다. 대개 이 양념에 고기를 이틀정도 재워 손님상에 내놓지만 여름인 요즘엔 고기의 제 맛을 느끼도록 즉석에서 재워 제공한다. 함께 나오는 팽이, 표고, 느타리, 새송이 버섯은 양이 넉넉하다.

특이한 것은 노란 겨자장에 길쭉하게 썬 부추를 곁들인 재래기. 건강에는 좋지만 사실 별맛이 없는 버섯을 향긋한 부추와 같이 먹으면 입맛을 돋운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주인의 이런 마음씀씀이가 인근 사무실로 알려지면서 이 집에는 미식가들도 많이 찾는다. 도심에 있지만 주변 주차시설이 많아 주차걱정은 할 필요 없다. 명태찜, 보쌈, 버섯탕수와 같이 내놓는 돌솥밥정식(1만원)도 인기다. 버섯 불고기 1인분 7천원. 문의:053)656-5522

우문기기자 pody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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