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제국의 권력이 이동하고 있다.
자본주의 최강국, 미국의 역할은 도전받고 있다.
이제 미국을 극복할 21세기 차세대 강국으로 유럽연합(EU), 중국, 인도 등이 꼽히고 있다.
이 중 차세대 초강국 1순위는 단연 황화문명에 뿌리를 둔 중국이다.
강력한 군주의 지배 아래 2천년 동안 황제국가로 군림한 중국. 20세기 '중화인민공화국'을 태동시킨 뒤 사회주의의 선봉에서 끊임없이 붉은 대륙의 길을 고수할 것만 같았던 중국은 다시 개혁'개방의 기치를 내걸고 무섭게 변모하고 있다.
12억 인구와 핵무기를 바탕으로 한 강력한 무력, 제조업에서 정보통신(IT)까지 아우르는 경제력, 동북아의 패권을 거머쥔 국제 정치력 등 세계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秦 시황제부터 淸나라 선통제까지
중국의 현재와 미래는 축적된 과거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런 면에서 중국의 미래를 가늠하기 위해 2천년 동안 지속돼온 '위로부터의 역사', 즉 황제 국가의 역사를 돌이켜 봄직하다.
과거 중국 사회를 관통하는 질서의 축은 바로 지상의 유일무이한 존재로 일컬어진 '황제'의 역사였기 때문이다.
이 책은 기원전 221년 진(秦)나라 시황제(始皇帝)부터 청(淸)나라의 마지막 황제 선통제(宣統帝;푸이)에 이르기까지 중국 황제 157명의 삶의 역정과 당대의 역사적 사실을 꿰고 있다.
1974년, 산시성 시안의 동쪽에 위치한 린퉁에서 우물을 파던 농부들은 점토와 철로 빚어진 병마용을 발견했다.
7천여명의 보병과 기병 인물상, 전차, 말, 무기 등이 2천여년의 세월을 머금은 뒤 지하 깊숙한 곳에서 그 빛을 발한 것이다.
최초의 통일왕국을 건설하고, 만리장성을 구축하고, 철권통치를 일궈낸 진나라 시황제, 정(政)의 자취였다.
◇삶의 역정, 당시 역사적 사실 조명
진나라의 뒤를 이은 전한(前漢)의 선제(宣帝)는 평민으로 가난을 딛고 천자가 됐고, 양(梁)나라 무제(武帝)는 세차례나 왕궁을 빠져나와 불교사원으로 달아난 은둔자형 황제였다.
북부지역을 신흥국인 금(金)에 빼앗기고 9년간 포로로 감옥에서 보낸 북송(北宋)의 휘종(徽宗)은 예술품 수집가이자 화가로서 살아간 심미주의자였다.
휘종은 결국 눈이 멀고 귀가 반쯤 먼 상태로 만년을 보낸 불우의 황제였다.
전한(前漢)의 무제(武帝) 이후 가장 긴 치세를 누린 명(明)나라 만력제(萬歷帝)는 너무 뚱뚱해서 시종들의 부축없이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게걸스러운 황제였다.
왕자를 포함해 모든 경쟁자를 의심해 관료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수(隨)나라 문제(文帝), 청나라 서태후의 섭정에 못이겨 매음굴에서 양성애를 즐기며 성병에 걸리기도 한 허수아비 동치제(同治帝), 서태후 조카의 아들로 3세에 즉위한 뒤 곧바로 쑨원의 중화민국에 자리를 내준 선통제에 이르기까지 '황제의 역사'를 담고 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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