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기오염 재앙 당신을 노린다

'죽음의 그림자'레브라 데이비스 지음/에코리브르 펴냄

1948년 10월 26일, 미국 펜실베니아주의 한 작은 마을인 도노라. 많은 제철소와 제련소가 있었던 이 마을에 갑작스런 재앙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림자의 정체는 스모그였다.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마을사람의 반이 병으로 쓰러졌으며, 결국 70여명이 숨졌다.

세계적인 유행병학자이자 연구자가 쓴 '대기오염 그 죽음의 그림자'는 그렇게 해서 탄생했다.

당시 그 마을에 살면서 그 끔찍했던 광경을 눈으로 지켜본 저자는 반드시 대기오염의 위험을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수백km나 떨어진 미국에서 벌어졌던 일을 왜 우리까지 관심을 가져야하는가. 물론 현재 우리나라 상황이 이 책을 쓴 계기가 됐던 1940년대 후반과 비슷하다면 사정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창문을 열고 우리의 하늘을 바라보라. '우리나라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 수가 1년에 1만 명이 넘을 정도로 대기오염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최근의 한 연구결과가 가슴속 깊이 전해지지 않는가.

그동안 대기오염이 우리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고 경고한 책들은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이 책이 여타의 책들과 다른 점은 그런 경고들을 다양하고 생생한 일화와 과학적인 실험통계 수치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오염이 나쁘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의 건강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치부한다.

그것이 문제다.

" 저자는 대기오염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광범위하게 우리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경고한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 멋진 한편의 소설을 읽은 것처럼 여운이 진하게 남는다.

'우리가 우리 행성에 저지르고 있는 짓을 우리 몸에도 저지르고 있지 않은가.'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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