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물속에 뿌리를 내리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수련. 옛 사대부들은 수련을 ''세속에 물들지 않는 군자의 꽃''으로 칭하며 여유의 미덕을 쌓았다고 한다. 그 단아하고 정갈한 자태는 찌는 듯한 더위 마저 잠시 잊게 해준다.
지난 16일부터 3개월 동안 대덕문화전당 야외광장에서 ''수련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곳을 찾아 물 밑바닥에 뿌리를 심고 자라는 대표적인 수중(생)식물 중 하나인 수련을 관찰해보자.
◇군자의 꽃 수련
"꽃 봉우리가 활짝 폈어요."
21일 오후 대구 남구 대덕문화전당 야외광장. 커다란 항아리 위로 희고 붉은 꽃을 피우고 있는 수련을 보자 아이들이 호들갑을 떨었다. "어, 심청이가 나온 꽃 맞죠?" 한 아이가 동화책에서 본 꽃과 똑같다며 의기양양하게 질문을 했다.
"어쩌죠. 그것은 연꽃인데 수련과는 조금 달라요. 하지만 둘 다 수련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니 비슷하다고 봐야겠죠." 김경호 체험교육컨설턴트가 얼른 궁금증에 해답을 줬다.
"수련과 연꽃의 차이점은 연밥과 뿌리에 있는데 연꽃은 줄기 끝에 샤워기 모양의 씨를 담는 연밥을 갖고 있죠. 그리고 우리가 반찬으로 먹는 구멍이 숭숭난 연뿌리는 수련에는 없어요."
수련은 여러해살이 수중식물로 굵고 짧은 땅속줄기에서 많은 잎자루를 뻗쳐 물 위에서 잎을 펼친다. 보통 5~9월 꽃을 피우는데 지금이 수련의 단아함을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인 셈. 대덕문화전당 전시장에는 200여종의 수련이 선보이고 있다. 아침에 피고 저녁에 오므라드는 수련과 밤에 피는 수련을 항아리와 수조에 담아 전시하고 있다.
김경호씨는 "수련(睡蓮)이라는 이름은 원래 잔잔한 물위에 정오가 지나면서 피기 시작한 꽃잎이 저녁 때가 되면서 모두 오므라들어 잠자기 시작한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설명해줬다.
◇다양한 수련
수련 전시장을 뛰어다니며 관찰에 여념이 없던 아이들이 신기한 것이라도 발견한 듯 또다시 질문을 던졌다.
"수련은 종류가 많나봐요. 잎모양이 달라요." 아이들 말대로 물위에 펼쳐진 잎들의 모양은 둥그스름한 것에서부터 끝부분이 톱니 모양인 것, 표면에 얼룩이 있는 것 등까지 제각각이었다.
"둥그스름한 것은 보통 낮에 꽃을 피우고, 톱니 모양의 잎을 가진 수련은 주로 밤에 꽃을 피웁니다." 그러고보니 정말로 톱니 모양의 수련은 꽃봉우리를 터뜨리지 않고 긴 줄기 끝에 계란모양으로 꽃을 감싸고 있었다. 김경호씨는 아이들에게 쉽게 구별할 수 있는 수련 구별법 설명을 이어갔다.
"또 잎 표면에 얼룩덜룩한 반점이 있는 것은 외국종이고, 짙은 녹색에 미끈한 잎을 가지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종이에요." 이번에는 꽃 색깔 맞추기 놀이를 했다.
"이 수련은 어떤색의 꽃을 피울까요?" 김경호씨의 질문에 아이들은 그걸 어떻에 맞추냐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자, 줄기를 잘 봐요. 물속뿌리에서 뻗어 나온 줄기의 색깔이 불그스름하면 붉은 계통의 꽃을 피우고 줄기가 하얀색이면 꽃도 흰꽃을 피우죠."
또 우리나라 수련 종은 대부분 추운 겨울에도 살아남는데 외국종은 사계홍련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따로 겨울을 날 수 있게 온도를 맞춰줘야 다음해에도 살아남는다고 했다.
잠시후 아이들의 시선이 한 곳에 집중되었다. "이 수련은 잎에 줄기가 있어요." "맞아요, 다우벤 수련은 보통의 수련과 달리 잎에서 번식을 하는 특이한 수련이에요." 김경호씨가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줬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진행.김경호체험교육컨설턴트 ◇생각해봅시다
▲칠곡의 운암지에는 물가 식물인 부들, 창포 등을 관찰할 수 있다. 대구 수목원 연못, 경산 영남대 서쪽 연못 등에서도 수중식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수중식물들을 찾아 분류해보고 특징을 살펴보자.
▲수중식물은 육상식물들과 달리 표피층이 매우 얇고 고공이 발달해 있지 않다. 육지식물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잎과 줄기 등을 유심히 관찰해보고 특징을 이야기해보자.
▲수중식물은 오염물질을 흡수해 물을 깨끗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강이나 연못 가장자리의 흙이 물에 쓸려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도 한다. 수중식물의 역할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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