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폭염 대표'로 급부상...대구 앞질러

36.9℃까지 치솟아

23일 오후 5시 현재 포항의 기온이 무려 36.9℃까지 치솟아 살인적인 무더위를 실감케 했다. 오후가 될수록 떨어져야 하는 기온이 오히려 더 높아지는 기현상도 빚어졌다. 바다를 끼고 있는 포항이 내륙분지인 대구보다 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어 시민들이 어리둥절할 지경이다.

24일 포항기상대에 따르면 포항지역은 장마가 끝난 지난 18일부터 연일 낮 최고 기온이 34℃를 웃도는가 하면 새벽에도 26℃를 웃도는 열대야가 계속돼 시민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다.

지난 18일 33.4℃를 시작으로 19일 34.6℃, 20일 34.5℃, 21일 35.5℃, 22일 35℃, 23일 36.9℃, 24일 36℃를 기록,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러나 무더위의 대명사인 대구는 지난 18일 33.4℃를 시작으로 19일 33.9℃, 20일 34℃, 21일 34℃, 22일 35.2℃, 23일 36.2℃를 기록했다.

6일 동안 해안지역인 포항이 내륙지역인 대구보다 3일이나 기온이 더 올라가는 찜통 무더위를 보인 것. 포항기상대는 이 같은 현상이 다음 달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때문에 가전매장의 에어컨과 선풍기가 날개돋힌 듯 팔려나가고 있으며, 에어컨 설치기간만 3~5일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또 비싼 전기료 때문에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던 가정도 일제히 에어컨을 가동하기 시작했으며, 빙과류와 음료도 불티나게 팔린다. 전력사용량도 작년보다 13%가 증가했다.

형산대교와 섬안다리 아래에는 운전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더위를 피하는가 하면 냉방이 잘 돼있는 은행과 백화점, 할인매장에는 피서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북부, 도구, 송도해수욕장은 밤이면 더위를 피해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며 아예 돗자리를 깔고 잠을 청하는 모습도 흔하다.

기상대에도 무더위가 언제쯤 꺾일지를 묻는 문의전화가 쇄도 직원들이 일을 못할 정도다. 이처럼 포항의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강력한 북태평양의 고기압 영향 때문이다.

포항기상대 류미영 예보사는 "동해안 일대에는 북태평양의 고기압 영향권에 들어 있기 때문에 무더운 남서풍이 동해안으로 몰려 오면서 내륙보다 높은 더위가 계속되고 있다"며 "오는 25일쯤 한차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기온은 여전히 33℃로 예상돼 무더위를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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