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팔공산 비로봉 제천단에 표석 세웠다

'태초에 하늘이 열리고, 이 곳에 터를 잡고 땅을 일구며 살 때부터,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분연히 궐기하여...서로 돕고 보담아 주는 인정이 넘치는 사람들이,모여 사는 좋은 곳이 되게 하였습니다...달구벌이 복 받아, 21세기 세계 속에 우뚝한 곳이 되도록, 다시 한번 용기를 주기시를 이 제단에서 고합니다.'

폭염속에 지난 24일 낮12시 인적이 닿지 않던 팔공산 제1봉인 비로봉(일명 제왕봉)에서는 대구 전.현직 공무원과 시민단체, 시민 등 60여명이 제천단 앞에 모여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달구벌의 안녕과 발전을 기원했다. 역사기록에만 나오던 제천단을 지난 2002년11월 처음 발견, 고증작업 등을 거쳐 확인한 뒤 문화재지정 등을 위해 2년만인 이날 300kg이 넘는 제천단 표석 세우기와 함께 고유제(告由祭)가 열린 것.

제천단을 처음 발견하고 이날 고유제를 지낸 '달구벌 얼찾는 모임'의 이정웅 회장(전 대구시녹지과장)은 "오늘은 날씨마저 좋은 날, 제천단 표석을 세우고 하늘에 이를 알리게 돼 다행"이라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문화유적에 관심을 갖게 되길 기대한다"고 기원했다.

고유문 낭독뒤 이덕천 대구시의회 의장을 비롯, 제천단 표석마련을 위해 경비300만원을 기증한 팔공산 주민 김태락(66)씨와 이날 행사를 준비했던 박성철 대구시공무원직장협의회장 등 참석자들도 분향하며 행사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들은 이어 '하늘과 땅이 맞 닿은 제왕봉은 옛날 조상들이 국태민안을 기원하며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성지이다. 조상들의 얼이 담겨 있는 제천단을 자손만대 길이 보존하기 위해 표석을 세웠다'는 글을 새긴 표석을 제천단입구에 세웠다.

김영창 고인돌사랑회 부대표(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구지원장)는 "제천단 거북바위는 서쪽으로 낙동강을 바라보는 형상으로 문화재적으로 보존가치가 있는 것"이라 지적했다. 또 한국선사시물연구소장인 위덕대학교 이하우 교수는 "거북바위는 그 자체가 신령스런 것이며 이 바위를 볼 때 하늘에 제를 지냈던 곳"이라 평가했다.

한편 '얼 찾는 모임'은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7월 중 대구시와 제천단 주변의 방송 및 통신사에 시민들이 등산로 개설과 인근 시설물 철거 및 훼손된 환경정비, 문화재 지정을 요청키로 하고 제천단 보존을 위한 본격적 활동을 펼쳐 나가기로 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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