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지하철 파업, 왜 장기화되나

부산.인천 지하철의 노사 교섭이 타결되고 서울지하철도 파업을 철회했으나 대구지하철만 26일로 6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23일 새벽 이후 지금까지 노사 교섭도 중단돼 파업 해결의 실마리도 보이지 않고 있는 것.

이는 주5일 근무제 시행에 따른 인력충원 및 근무형태 조정, 임금인상 등 쟁점 이외에도 지하철 2호선 개통과 관련된 조직개편, 조합원 징계 철회 문제의 교섭 대상 여부를 두고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도시의 지하철 파업이 불법파업이었던 것과는 달리 대구는 합법 파업인데다 조합원의 파업 참가율도 90% 정도로 다른 도시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도 파업이 이어지는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대구지하철공사는 "주40시간 근무제 및 임금 문제만 교섭에서 다룰 경우 의외로 빨리 타결할 수 있는데도 노조가 조직개편과 조합원 징계 철회 문제까지 교섭 쟁점으로 삼는 바람에 파업 사태가 길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공사측이 교섭에 성실히 임하지 않고 노조가 파업 이탈자를 막기 위해 규찰대를 운영한다는 등 허위 사실을 유포하며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이 파업 장기화의 이유"라며 "대폭적인 수정안을 제시하겠다며 본교섭을 요구해도 계속 거부하면서 교섭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파업 장기화에 대한 노사의 시각이 서로 엇갈리다 보니 이에 대한 해법도 크게 차이가 나고 있다.

노조측은 "공사측이 문제를 풀 의지없이 본교섭을 계속 거부하지말고, 성실하고 책임있는 자세로 교섭에 응해야 하며 대구시도 파업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공사측은 "실무교섭을 통해 충분히 논의한 뒤 본교섭을 가져야 하며, 또 공사측 본교섭 위원들이 파업때문에 현장 업무에 투입돼 있어 본교섭에 참석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라는 입장이다.

결국 노사가 대화를 통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 기미조차 현재로서는 찾기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이때문에 시민들만 불편을 겪고 있는 것.

한편 대구지하철노조가 26일 오전 '지하철노사 교섭, 왜 진전이 없는가'라는 성명서를 낸데 이어 공사도 이날 지하철 파업 장기화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또 지하철노조와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26일 오후 열린우리당 및 한나라당 대구시지부 사무실을 방문, 지하철 파업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한편 27일 오전에는 대구지하철 공사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가진 뒤 대구시장과의 면담을 가질 계획이다.

지하철노조는 25일 오후에는 월배차량기지에서 파업에 참가하고 있는 조합원들의 가족을 초청, '가족 한마당' 행사를 가졌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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