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재평가 문제를 전면에 부상시키면서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에 대한 전면 공세에 나서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친일행적 공격에서 출발한 '박근혜 때리기'는 이제 유신독재 책임론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공격포인트를 이같이 잡은 것은 박근혜 흠집내기에 이만큼 좋은 재료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담이 없는 것도 아니다. 박정희 향수를 간직한 보수층이 견고하게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여당의 '박정희-박근혜 묶어 때리기'는 도박의 측면이 다분하다.
열린우리당이 이러한 도박을 시도하는 것은 차기 대선을 겨냥한 포석이라는 풀이가 가능하다. 현재 야권에서 대권가도에 가장 근접해있는 인사가 박 대표라는데는 여당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결국 박 대표의 정치적 자산이자 부채인 박 전 대통령의 유산 가운데 부채부분을 집중 부각시켜 박 대표를 일찌감치 낙마시킨다는 것이 열린우리당의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추락하고 있는 현 정권과 여당에 대한 지지도 만회의 노림수도 엿보인다. 총선과 6.5 재보선을 거치면서 박 대표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반면 여권은 각종 개혁정책 입안과정에서의 혼란과 안보문제에서 박 대표가 공격한대로 집권세력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민심이반을 가져왔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공격에 대해 박 대표는 정면돌파로 대응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으나 당내 비주류들은 박 대표와 한나라당의 분리를 주장하며 당차원의 대응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박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친일행적 논란과 관련, 열린우리당을 향해 "조사할테면 조사해봐라"며 일전불사의 뜻을 밝혔고 열린우리당의 유인태 의원이 제기한 유신책임 사과론에 대해서도 기회있을 때마다 사과했음을 강조하면서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민주정치가 되기 위해 더 힘을 쏟고 실천해 보답해야지 매일 그 이야기만 하느냐"며 사과주장을 일축했다.
그러나 박세일(朴世逸).이규택(李揆澤) 의원이 박 대표의 사과 필요성을 언급한데 이어 홍준표(洪準杓).이재오(李在五).김문수(金文洙) 의원 등 비주류들도 박 대표의 박정희 시대 정리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일부 비주류 의원들은 이회창 전 총재의 아들 정연씨 병역문제에 대해 당이 올인한 결과 대선패배라는 결과를 낳았다며 박 전 대통령 문제는 당이 개입하지 않고 박 대표 혼자서 돌파해나가야 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박 대표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