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열대야 뒤탈'...공원은 쓰레기 몸살

도심 공원이 쓰레기와 불법 주차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잠 못이루는 열대야를 피해 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크게 늘고 있지만 음식쓰레기와 불법 주차, 만취 소동 등으로 인해 공원을 찾은 이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까지 고통을 겪고 있는 것.

특히 7월부터 주말 쓰레기 수거를 중단한 이후 공원들은 '쓰레기 전쟁'을 겪고 있다.

25일 오후 7시쯤 팔공산 동화사 입구 인근 야영장. 피서객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면서 각종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마치 간이 쓰레기 집하장을 방불케 했다.

등산객과 가족 단위 피서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팔공산 수태골 계곡도 사정은 마찬가지. 한두명이 버리고 간 쓰레기 봉투 위로 또다른 쓰레기가 쌓이면서 곳곳에 임시 쓰레기장(?)이 만들어졌다.

휴일에 팔공산 일대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량은 하루 평균 3, 4t.

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더위를 피해 나온 시민들이 이미 두배 가량 늘고 이 때문에 쓰레기 방출량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휴일은 매립장에서도 쓰레기를 받아주지 않아 쌓이는 쓰레기를 악취 속에서 하루 묵혀야 한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대구 달서구의 두류공원 야외음악당도 쓰레기 때문에 곤혹을 치르기는 마찬가지.

열대야로 시민들이 즐겨찾는 요즘 이곳은 매일 80ℓ봉투 80~100개 정도나 되는 쓰레기가 배출되고 있다.

특히 이곳은 밤마다 수십명의 상인들이 치킨.피자 전단지를 나눠주며 음식물을 배달, 피서객들이 먹고 남은 음식을 그대로 놓고 가버리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심각하다.

두류공원 야외음악당 관계자는 "음식 쓰레기뿐 아니라 무단방뇨, 오물투기 등으로 인해 직원 4명이 매일 오전에 6, 7시간 동안이나 쓰레기를 치워야 한다"며 "아침에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악취로 고통을 받을 정도"라고 푸념했다.

차량의 경적소리와 고성방가, 중앙선까지 차지한 불법주차는 인근 주민들에게 또다른 고통거리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무더위를 피해 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내는 소음 때문에 더운 날씨 속에서도 창문조차 제대로 열지 못한다"며 "밤에는 불법주차 차량으로 도로 통행까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 북구 전시컨벤션센터 주변과 월드컵경기장 공원 등도 최근들어 찾는 시민들이 늘면서 밤마다 마구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구시 폐기물관리과 관계자는 "월드컵 공원 등에서는 음식 쓰레기 문제로 인해 아예 음식 배달을 막고 있을 정도"라며 "무더운 여름에 도심 공원을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먹다 남은 음식쓰레기를 되가져 가는 시민의식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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