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치권 '여름방학' 지역의원들 뭘하나

지역 정가가 여름 방학을 맞았다.

8월 임시국회가 소집되는 23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번 '정치방학'의 특징 중 하나는 국내파보다는 '해외파'가 늘었다는 점이다.

또 농촌 체험에 나서거나 짬을 내 외국어 공부를 하는 '실속파'도 적지 않다.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26일부터 일주일간 하계휴가에 들어갔다.

4.15 총선에서부터 7.19 전당대회까지 혹사시킨 심신을 달래기 위해서다.

그러나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안이 불거져 마음이 편치 않다.

최근 "선친의 과오에 대해 진상을 밝혀 정치적 부담을 덜어야 한다"는 주위의 권고를 받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휴가 중 가족과 지인들을 만나 최종 입장을 정리할 생각이다.

강재섭(姜在涉) 의원은 25일 가족과 함께 일본으로 떠났다.

1주일 가량 체류하면서 일본 정가 및 재계 지인들을 만나볼 생각이다.

'장기불황'과 '슬림화', '인원 감축' 등으로 상징되던 일본 경제가 최근 불황을 극복한 배경을 직접 보고 듣겠다는 각오다.

임인배(林仁培).김성조(金晟祚) 의원과 초선인 곽성문.김태환.이명규.정종복.주성영.주호영 의원도 지난 23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일본 오사카를 다녀왔다.

평소 마음이 통하는 지역 의원 8명이 의기투합, 지역 현안에 대한 공조를 다짐하는 자리였다는 후문이다.

한 참석 의원은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에 관련된 사항은 경북 의원이 나서고, 포항 신항만 사업은 대구 의원이 챙기는 식의 공감대를 나누기로 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16대 국회말기에 예산심사소위원장을 맡았던 박종근(朴鍾根) 의원은 지난 24일 당시 예결위원들과 함께 유럽으로 떠났다.

2주 동안 프랑스, 독일, 영국 등지를 돌며 선진 예.결산 제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박 의원은 "예결위 상임위화를 계기로 분출된 의회 우위의 예결산제도 확립을 위해 여러 선진국의 자료를 수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파들은 농활에 열심이다.

한나라당 소장파 중심의 '새정치수요모임' 소속 권오을(權五乙).이주호(李周浩) 의원은 지난 20일 1박2일 일정으로 전남 강진군 옴천면 영산리 계원마을에 농활을 갔다.

김매기와 버섯따기를 하거나 막걸리와 한약재로 한우를 키우는 강진 특산물인 '맥우' 농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이인기(李仁基) 의원은 이번주 지역구인 성주군에서 보좌진을 대동, 참외 농가를 찾아 농촌체험 활동을 할 예정이다.

농촌출신인 만큼 새삼스럽진 않지만, 농민들과 부대끼며 농가 현실을 몸으로 느껴볼 요량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이한구(李漢久) 의원은 휴가를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신행정수도이전, 북한 경비정 NLL 침범사건 등 현안에 대한 공세를 잇기 위해 이 의장의 논리개발이 당으로선 절대 필요한 탓이다.

이상배(李相培).이해봉(李海鳳) 의원도 딱히 휴가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가족을 모두 데리고 지역구에 내려가는 정도의 일정이 고작이다.

최근 한일의원 연맹 부회장에 선출된 이상배 의원은 요즘 영어와 일어 회화 공부에 푹 빠져있다.

어학서적은 물론 비디오 교재까지 사다놓았다.

이 의원 측은 "늦깎이지만 사이버 러닝센터에 가입할 정도로 열성을 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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