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30℃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가뜩이나 짜증스런 일상을 더욱 짜증스럽게 만들고 있는 요즘입니다.
세상이 각박하고 형편이 좀 어려워도 "언젠가 좋아지겠지…" 하는 기대감에 세월가는 줄 모르는 즐거움이 있어야 하는데 어쩐지 요즘은 영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촌선척마(寸善尺魔)라는 말이 있습니다.
'좋은 일은 얼마 안되고, 언짢은 일만 많다'는 뜻인데, 요즘 세태와 너무 잘 어울리는 말 같습니다.
위정(爲政)을 한답시고 정치의 문을 두드린 지도 어언 1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가끔 저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분들이 있습니다.
왜 정치를 하냐구요.
국태민안과 국리민복이 정치의 근본이라고 합니다만 저는 정치란 '백성들이 어렵고 힘들어 할 때 고통의 눈물을 닦아주고,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파는 장사'라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희망을 심어주지 못한다면 그 정치는 천심 잃고 민심에 목말라하는 고사(枯死) 정치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흔히들 17대 국회를 역대 국회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희망의 전당'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 막상 문을 연 17대 국회에 희망이 보입니까? 앞으로 달라질 것 같습니까?
상생을 외치면서 당리당략에 얽혀 기싸움을 벌이고, 새정치를 외치면서 정치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구태들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초재선때는 그렇게도 안보이던 대한민국 국회의 그늘진 모습들이 막상 3선의 위치에 오르고 보니 이제서야 하나둘씩 저의 눈안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깨달음의 정치'를 펼치려고 합니다.
달마대사는 '내가 마음의 텅빈자리를 깨치면 전 우주를 지배하는 법칙을 깨닫게 된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정치를 하면서 제대로 읽고 체감하지 못했던 마음속 정치적 공복을 이번 국회에서는 꼼꼼히 읽고 느끼면서 꽉 채우려고 합니다.
또, 요즘 여야 공히 상생의 정치를 부르짖지만 저는 상생의 정치를 근간으로 모두가 화합하는 '공화(共和)의 정치'가 오히려 더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 정치인은 물론 사회 각층간 분열의 간극이 너무 넓습니다.
그 간격을 좁혀야 할 책임은 바로 국회의원 모두의 몫입니다.
그리고 눈앞의 이익이나 실리를 좇는 근시안적 정치가 아니라 멀리, 높게보는 '원목(遠目)의 정치'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우리정치가 국민들로부터 박수 받고, 국민사랑을 독차지할 수 있는 그 날이 그리 가깝지 않다는 것도 잘 압니다.
저는 국회의원이 되고 난 후 지역구인 김천을 내려 갈때면 항상 새마을호 열차에 몸을 싣습니다.
며칠전 저는 김천에 가면서 경부선 철로주변에 아름답게 피어 있는 많은 꽃들을 보면서 문득 떠오른 것이 있습니다.
'국회도 아름다운 꽃들이 잘 어우러져 무리를 이룬 꽃밭과 같았으면...'하고 말입니다.
서로 다른 얼굴과 각기 다른 성격에다 지금까지 추구해온 정치적 성향마저 제각각인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정치의 꽃밭. 그렇지만 잘만 가꾼다면 정말 멋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그날 다짐했습니다.
그 꽃밭에 '희망의 꽃', '용기의 꽃', '사랑의 꽃'을 듬뿍 심어 놓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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