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거리를 둘러보면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만 봐도 눈이 즐겁다.
자기 표현에 강한 유럽사람들은 남의 시선보다는 각자의 개성을 살린 자기만의 스타일을 선호한다.
"누가 어떤 디자이너의 어떤 옷을 입었더라" 해서 따라입기보다는 브랜드에 구애받지 않는 독창적인 스타일의 연출에 더 치중하는 편이다.
몇 해 전부터 복고풍의 바람이 붐과 동시에 이젠 컬러의 시대라고 할 정도로 환한 색상과 화려한 프린트, 특이한 장식의 의상들이 많이 보여지고 있다.
1950, 60년대 로맨틱한 여성미를 강조한 일명 '오드린 햅번 스타일'(파스텔톤의 꽃무늬 또는 도트 무늬 의상들, 허리선이 올라가면서 강조된 원피스, 진주 액세서리 등)이 유럽 여성 패션에 꾸준히 보여지고 있는 반면에 남성들 사이엔 1970년대의 '엘비스 프레슬리'를 연상시키는 로큰롤 스타일이 인기인 듯 하다.
특히 올 여름에는 1980년대의 디스코 스타일이 유럽 전체적으로 크게 유행하면서 거리엔 '2004년 리바이벌 마이클 잭슨 또는 마돈나'를 연상시키는 이들이 많다.
오버사이즈의 어깨선이 넓거나 아예 없는 윗도리에 엉덩이만 살짝 가려줄 정도의 짧은 미니스커트 또는 핫팬츠, 네온색을 포함한 강렬한 색상, 크고 재미있는 프린트가 들어간 의상과 소품들, 80년대에 크게 유행했던 만화 캐릭터(미키마우스와 같은 그림이 들어간 옷들), 색깔 테의 선글래스, 실버보다는 골드 위주의 액세서리, 그에 맞는 다양한 색깔의 메이크업 등 남자가 여성화된, 여성이 남성화된 1980년대의 대담한 스타일이 요즘 유럽 거리를 장악하고 있는 듯 하다.
유럽 패션의 중심지라고 불리는 런던, 밀라노, 파리 거리 패션에는 일반적으로 각각 나름대로의 특징이 있다.
유럽 거리 패션을 선두하고 있는 런던의 거리 패션은 여러 가지 스타일을 집합해 놓은 듯 하다.
한가지의 고정적인 스타일보다는 지역에 따라 다른 도시적 느낌의 쉬크 스타일부터 개성을 살린 캐주얼한 스타일까지 가지각색이다.
항상 구름 낀 회색 날씨와는 다르게 런던 사람들은 다른 도시 사람들에 비해 강렬한 색상의 의상과 소품에 비중을 두는 편이다.
이태리 패션이라고 하면 보통 섹시미를 강조한 검은색 위주의 차려입은 듯한 느낌의 스타일들로 알려져 있는 것처럼 밀라노에는 깔끔한 디자인의 몸에 붙는 의상들, 뾰족한 구두, 그와 매치된 날카로운 느낌의 선글래스 등 도시적인 분위기의 세련된 옷차림의 사람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패션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이태리 사람들도 유럽 전반의 복고풍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최근에는 강렬한 색깔의 프린트가 들어간 의상도 밀라노 거리에 꽤 보인다.
밀라노의 머리 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정돈된 패션과는 다르게 파리지엔들은 대체적으로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몸에 딱 붙는 옷들보다는 편하면서도 특이한 실루엣의 의상들, 엑스닉풍의 액세서리 사용 등으로 감각적인 스타일을 연출한다.
센스있게 스카프 한 장 걸치는 것도 파리지엔에게 인기있는 스타일 연출 중의 하나이다.
유행은 돌고 돈다고 이제껏 촌스럽다고 여겨지던 과거의 패션들이 다시 사랑받고 있는 추세다.
1950년대의 '헐리우드 무비스타'부터 1980년대의 '팝 프린세스'까지 귀족적으로 등장해 왔다.
그럼 다음은 어떤 시대의 어떤 아이콘들이 이곳 유럽 거리를 휩쓸까. 1990년대의 '뉴 키즈 온 더 블록'?
정미화(패션저널리스트.컬트 밀라노&뉴욕 패션TV) mihwachoung@yahoo.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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