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은 인간만이 저지르는 공격성의 표현이다.
인간에게 내재된 공격성의 근원은 무엇일까? 영화 '양들의 침묵'은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여자들을 납치해 살가죽을 벗겨 죽이는 잔혹한 연쇄 살인 사건으로 도시 전체가 공포에 휩싸인다.
용의자는 버팔로라는 남자라고 짐작될 뿐이다.
이때 또다시 상원의원의 딸이 납치된다.
FBI 요원인 스타일링이 사건을 맡는다.
그녀는 보안관이었던 아버지가 범인의 총격으로 죽게 되자, 친척집과 고아원에서 성장했다.
스타일링은 수감 중인 심리학자인 렉터 박사를 찾아간다.
그는 사람을 살해해 인육을 먹어치우는 잔혹한 살인 행위로 수감 중이다.
버팔로의 범죄 수법이 렉터와 유사하고, 그는 범죄 심리를 잘 꿰고 있었으므로, 렉터를 이용하여 사건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시도다.
렉터는 범인의 심리를 예측하여 스타일링에게 일러줌으로써, 자기 우월감과 도취감을 느낀다.
스타일링은 렉터의 지시대로 범인을 추적한다.
렉터는 결국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그녀에게 제공한다.
그의 해법대로 범인을 사살하고, 스타일링은 납치된 소녀를 구출한다.
사회적 규범이나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반사회적 행동을 아무 거리낌 없이 하는 렉터와 범인 버팔로는 반사회적 성격장애자다.
남에게 준 피해에 대해 미안해하거나 후회하지 않는다.
후회하는 경우가 있다면, 처벌에 대한 염려 때문이지, 양심의 가책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폭력성은 초자아(超自我)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양심이 발달하지 않아서 나타난다.
부모가 없거나 무관심해서, 어린 시절에 심한 정서적 박탈을 경험하면서, 초자아 발달에 필요한 '부모의 가치관을 모방해 자기 내부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손상될 수 있다.
또한 부모의 가르침이 너무 잔인해도, 아이에게 증오심을 불러일으켜 '공격자와 동일시'하게 되어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폭력을 휘두르게 된다.
특히 연쇄 살인자의 경우, 망상적이고 피해적인 성격발달이 개입된다.
이들이 좌절감을 겪게 되면, 세상의 비정한 인간들에 대한 복수심을 대량 연쇄 살인으로 표출하는 것 같다.
이런 잔인한 행위는 살인자의 과대망상적인 소망을 충족시켜준다.
최근 치밀하고 빈틈없는 잔인한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폭력의 근원에 대한 의학적 접근이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반사회적 성격장애는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다.
10세 이전에 생긴 행실장애 아이는 자라서 반사회적 성격장애로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말썽을 피우기 시작할 때, 조기 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청소년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서, 가정과 사회의 짐이 되는 청소년기 비행을 줄여나가야 한다.
행실장애는 부모의 거부와 무관심, 타고난 아이의 기질, 일관성이 없는 가혹한 양육방식, 신체적 학대, 가족의 정신병리 등으로 생겨날 수 있다.
청소년들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고 모방하며 닮아간다.
문제 부모는 있어도 문제 아이는 없다.
자녀가 문제 행동을 보일 땐, 우선 부모 자신의 행동부터 돌아보고, 전문가와 상의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사랑과 관심이 인간성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김성미(마음과마음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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