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땅값 들썩…흥해가 뜬다

각종 개발사업 추진에 투자 적격지 부상

바다가 크게 흥(興)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포항시 흥해(興海). 마침내 흥해읍이 뜨고 있다.

영일만 신항 배후단지, 현대중공업 블록공장, 동해중부선 포항역사 등의 조성 및 유치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흥해읍 일대의 땅값이 들먹거리고 있다.

일부에서 '포스코 건설 이후 최대의 신개발지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흥해가 경북 최고의 투자적격지로 부상했다.

최근 '현대중공업 블록공장 확정' 발표 전후로 포항은 물론 울산, 대구 등 외지 투기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투기 열풍이 불고 있다.

▨ 각종 개발사업

현대중공업 공장 유치 발표 직후 울산의 한 부동산 컨설팅회사가 관광버스를 대절해 울산지역 투자자들을 흥해로 데리고 와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이후 포항시내에서는 "울산 돈이 엄청나게 몰려온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지금도 주말은 물론 주중에 논.밭길에 차를 주차한 채 도면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같은 투기붐으로 지역민들은 물론 이곳에 땅을 갖고 있는 지주들은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하지만 이같은 투기붐에는 거품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소문으로 땅값만 올려놨지 실거래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 지역 부동산 전문가인 김모(흥해읍)씨와 함께 현장을 둘러봤다.

우선 흥해읍 소재지에서 해안쪽인 망천리 평야를 지나 한동대 조금 못미쳐 곡강리 방면 표지판 앞에 멈췄다.

한동대를 기준해 남쪽은 남송리, 북쪽이 곡강리다.

김씨는 "한동대 앞 논(절대농지)은 평당 25만원(지난해 10만원선)선이며, 한동대 인근 야산은 지난해초 주거지로 풀렸기 때문에 평당 35만원(2002년 15만~20만원)선"이라며 "절대농지인 논도 얼마 안 있어 풀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여유자금만 있으면 사두면 괜찮다"고 귀띔했다.

현대중공업 블록공장 1차(3만평) 부지는 확정돼 현재 각종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으며, 2차(27만평)는 포항시가 유치 확답을 받기 위해 현대중공업과 계속 협의중에 있다.

한편 신항만 배후단지로 지정된 180만평에는 현재 신항만 공사가 한창인 용한리를 비롯, 현대중공업 예정부지 30만평도 포함된다.

이곳에는 개발이 제한되는 관계로 땅 거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아울러 철도청은 올해 4월 동해남부선(부산~포항)과 동해중부선(포항~삼척)의 중간지점인 포항시 통과노선을 우회키로 최종 확정하고 이를 포항시에 통보했다.

당시 포항시에 통보한 역사 후보지 3곳이 바로 흥해읍 대련리, 흥해읍 성곡리, 흥해읍 망천리~곡강리 중간지점 등이었다.

이 중 투기꾼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이 달전검문소 북동쪽 절대농지(논)인 성곡리 일대. 김씨는 "올초 신 역사가 들어설 것이란 소문과 함께 7만~8만원이던 이 일대 농지가 지금은 평당 25만~3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며 "하지만 후보지가 최종 결정되지 않은 탓에 실거래는 뜸하다"고 했다.

▨ 널뛰는 땅값

이모(50.흥해읍)씨는 최근 신항만와 국도대체 우회도로가 연결되는 곳인 곡강리에 갖고 있던 임야 수만평을 부동산업자를 통해 대구사람에게 평당 21만원을 주고 팔았다.

이 땅은 작년 말까지만 해도 10만원선에 불과했던 곳. 이씨가 땅값을 배이상 받게 된 것은 임야 일부가 지난해 초 주거지로 풀렸을 뿐 아니라 국도대체 우회도로와의 연결지점이라는 이점 때문.

사실 현대중공업 공장 확정 발표 이후 울산지역 투자자들의 집중 공략 대상이었던 곳이 곡강1.2리와 한동대 인근 야산 및 논.밭이었다.

한동대 앞 절대농지만 하더라도 올해초 평당 4만~5만원하던 것이 지금은 23만~25만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는 실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모(44.포항시 북구 용흥동)씨는 올해 4월 신역사 후보지로 거론되는 성곡리에 논 수천평을 평당 30만원에 샀다.

김씨는 "포항역사가 가장 유력할 뿐 아니라 역사가 들어서지 않더라도 조만간 주거지로 풀리는 등 투자가치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흥해지역의 부동산 투기붐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은 흥해읍사무소에서 발급하는 농지취득자격증명원. 이 증명은 농지(논.밭)를 취득할 때 필수적으로 발급받아 이전용으로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흥해읍이 발급한 농지취득자격증명원 현황을 보면 지난 2002년 한해에 415건(673필지)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는 613건(961필지)로 크게 증가했다.

또 올들어 7월20일 현재까지 벌써 869건(1천323필지)이 발급됐다.

이 통계는 임야를 제외한 농지만의 거래 현황. 이것만 보더라도 올들어 이곳의 논.밭 거래가 얼마나 활발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하지만 다른 읍.면의 경우 최근 몇년새 농지취득자격증명원 발급건수(필지수)는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포항.임성남기자 snl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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