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그건 국민들도 묻고 싶었던 것'

갈수록 태산이다.

야당대표는 대통령에게 "도대체 정체가 뭐냐?"고 따지고 대통령은 동문서답, 대변인은 '장물장학회'라는 천박한 말투로 정치판을 구정물로 만들었다.

민생(民生)과 상생(相生)은 완전히 더위를 먹었다.

"국민 노릇 도저히 못해먹겠다,-이게 지금 국민의 소리다.

이 막가는 정치판의 책임, 칼자루를 쥔 쪽은 노무현 대통령이다.

대통령은 박근혜 대표가 "국가의 정체성이 뭐냐"고 공격하자 "헌법에 담긴 사상이 내사상이다" "유신헌법으로 고시공부한 것이 부끄럽다면 부끄러운 고백이다"고 응수했다.

다분히 감정섞인, 보다가 툴툴 일어나고 싶은 장면이다.

대통령 직속의 의문사위원회가 미전향 장기수를 민주화 인사로 판정하고, 북한의 서해침범에 우리 정부가 경고조차 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야당대표가 대통령에게 헌법수호 의지가 있는 것이냐고 당연히 물을 수 있다.

이걸 여당이 '유신의 파트너' '장물장학회 이사장'은 그런 질문을 할 자격이 없다고 되공격하는 건 주제를 한참 빗나간 것이다.

박 대표가 질문한 것은 지금 많은 국민들도 궁금해하고 비판하고, 묻고싶은 말이라고 우리는 본다.

그걸 '박근혜'가 물었으니 말도 안된다는 것은 틀렸다.

대통령은 의연히 답했어야 한다.

박근혜 대표도 '정체성'만으로 청와대를 공격하기엔 한나라당 안팎으로 너무 많은 약점이 있음을 본다.

'아버지의 그림자'도 끝까지 따라다닐 것이다.

'장학회'보다 더 한 것도 튀어나올 수 있다.

어찌보면 이 다툼은 정체성의 논쟁이라기보단 '정책의 논란'이라 보아야 옳다.

그렇다면 노 대통령과 박 대표, 여와 야는 왜 행정수도 문제.김선일 피살.연쇄살인.온갖 국회계류 법안 등 정책문제.사회문제를 내팽개치고 왜 서로 누워서 침뱉기를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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