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수근 폭행사건 축소..도덕 불감증 파문

'방망이 폭행과 만취 음주운전, 사건 축소까지..' 최근 시민과의 폭행 사건을 일으켰던 롯데 자이언츠의 정수근(27)이 처벌을 가볍게 하기 위해 상대측과 입을 맞춰 사건을 축소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29일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당시 정수근은 만취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했고 시민과 시비 도중 야구방망이를 휘둘러 갈비뼈를 다치게 한 것.

더욱이 비난을 우려한 정수근은 상대측에 사건 축소까지 제의했다가 합의금에 이견을 보여 재조사를 벌이기로 결정, 기본적인 양심마저 저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5년 덕수정보고를 졸업하고 두산에 입단했던 정수근은 데뷔 초기부터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으로 4차례나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했고 지난 시즌 뒤 FA 자격을 해 6년동안 40억6천만원의 거액을 받고 롯데로 소속팀을 옮겼다.

신세대 스타답게 튀는 행동으로 팬들의 눈길을 끌었던 정수근은 전반기 사직구장 관중몰이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고 올스타전에서는 MVP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그러나 정수근은 두산시절이던 지난 해 하와이 전지훈련기간 현지에서 교민과 폭행사건을 일으키는 등 종종 그라운드 안팎에서 자신을 절제하지 못하는 일탈적인 행동으로 눈총을 사기도 했다.

특히 정수근은 부상으로 2군에서 재활훈련중인 시기에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차를 몰다 운전면허가 취소되고 방망이 폭행사건을 일으킨 뒤 사건을 축소하려고 했던 것으로 밝혀지는 등 프로선수의 기본 자질마저 의심받고 있다.

이와 관련, 이상구 롯데 단장은 "오늘 아침 사건 내용을 다시 보고받았지만 현재로선 할 말이 없다. 내일 재조사 결과가 나오면 구단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또 이상국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사건 축소가 사실이라면 좌시할 수 없는 일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다시 상벌위원회를 열고 엄중 징계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O는 지난 해 임창용(삼성)이 간통사건을 일으키는 등 최근들어 프로선수들의 일탈 행동이 비난의 대상이 되자 사회적인 물의로 프로야구의 품위를 손상시킬 경우 최고 영구실격까지 시킬 수 있도록 '마약 및 품위손상 행위'에 관한 규약을 신설한 상태다.

일부 빗나간 스타선수들의 파렴치한 행동이 프로야구 전체 이미지를 흐리며 관중들을 내쫓지 않을 까 우려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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