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원, 명문 바르셀로나에 짜릿한 이변

수원 삼성이 스페인 양대 명문 클럽 FC바르셀로나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K리그의 저력을 과시했다.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의 친선경기에서 빠른 공수 전개 속에 밀물 썰물식 공방을 거듭하다 후반 32분 터진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출신 용병 우르모브의 그림같은 캐넌슛 한방으로 짜릿한 1-0 승리를 거뒀다.

호나우디뉴, 헨리크 라르손 등 특급 스타들을 앞세운 바르셀로나가 현란한 개인기와 한단계 높은 수준의 원터치 패스워크로 세계적인 클럽의 진수를 국내 팬들에게 선보였으나 승리는 끈질긴 수비와 역습으로 맞선 수원의 몫이었다.

K리그 팀이 유럽 명문 클럽을 격파한 것은 지난해 6월 부산 아이콘스가 송종국이 뛰는 네덜란드 페예노르트를 4-1로 대파한 이후 1년 만이다.

호나우디뉴와 라르손, 루도비치 지울리를 공격진에 스리톱 형태로 가동하고 스페인 대표 푸욜이 중앙 수비벽을 쌓은 바르셀로나는 호나우디뉴의 드리블 묘기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전반 4분 왼쪽 측면에서 환상적인 드리블을 보여줘 관중의 탄성을 자아낸 호나우디뉴는 전반 12분 수비를 등진 상황에서 감각적인 힐패스로 수원 수비진을 교란했다.

발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전후반 풀타임을 소화한 호나우디뉴는 이어 42분 겹겹이 둘러싼 수비수 3명을 제치고 크로스를 올렸으나 라르손의 머리 위를 지나갔고 2분 뒤 라르손에게 왼쪽으로 열어준 패스는 이름값을 입증할 만큼 날카로움이 묻어났다.

바르셀로나는 앞서 전반 35분 사비에르가 회심의 중거리 슛을 날렸으나 오른쪽 포스트를 살짝 빗나갔고 7분 뒤 지울리가 골키퍼와 1대1로 맞섰으나 김대환의 선방에 막혔다.

삼바 용병 마르셀의 고공 플레이로 맞불을 놓은 수원은 후반들어 올림픽 대표에 뒤늦게 발탁된 김동현과 우르모브를 투입해 공세로 전환했다.

후반 16분 이종민의 중거리포로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수원은 22분과 27분 김동현과 김대의가 문전으로 쇄도하며 발에만 맞추면 골로 연결될 뻔한 찬스를 잇따라 엮어내며 푸욜이 끈질긴 마크로 사수한 바르셀로나 수비진을 뒤흔들었고 마침내 후반 32분 짜릿한 결승골이 터졌다.

마르셀 대신 교체 투입된 용병 우르모브는 미드필더 오른쪽에서 잡은 프리킥 찬스에서 왼발로 30m 짜리 대포알 슈팅을 날렸고 볼은 골키퍼 발데스가 몸을 날렸으나 크로스바 밑둥을 때리며 그물을 출렁였다.

다급해진 바르셀로나는 호나우디뉴가 종료 8분 전 프리킥을 날렸으나 김대환의 선방에 막힌 뒤 수원의 그물 수비를 뚫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98년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당시 네덜란드 코치를 맡고 있던 프랑크 레이카르트 바르셀로나 감독에 0-5로 참패를 당한 차범근 감독은 올림픽.국가대표 선수 차출에도 불구하고 통렬한 승리로 멋진 복수전을 펼쳤다.(연합뉴스)

◆29일 전적

수원 삼성 1-0 FC 바르셀로나

△득점= 우르모브(후32분.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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